민미영 수필가

민미영 수필가

[동양일보]인지 활동이나 미술 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당신보다 못하신 어르신을 무시하고 함께 앉길 거부하는 분이 계신다.

‘나는 두 팔이 멀쩡한데 저 사람은 한쪽 팔을 못써’

‘나는 기억력도 좋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데도 아무 문제 없는데, 저이는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치매가 있나 봐’ 등등의 이유로 자신보다 못하다고 느끼면 눈에 띄게 혹은 보이지 않게 무시한다.

똑같이 아프고 집에서 돌봄이 되지 못해 요양원에 계시면서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그 와중에 남을 무시하는지 그 모습 보면서 우리를 바라보는 하나님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고, 죄가 없으면 얼마나 깨끗하다고 내 기준에 맞춰 남을 무시하는가? 잘나도 거기서 거기요, 깨끗한척해도 다 도토리 키재기이다.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고 항상 겸손하며 긍정적이고 수용적인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다. 내가 누군데, 내가 젊었을 때는 어땠는데 라며 어깨에 힘주시는 분들이 있다. ‘예전 같으면 저런 사람이랑 상대도 안 했어’라며 당신의 지식과 재산에 대해 과하게 자랑을 하는 사람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혼자만의 울타리에 갇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잘난 사람은 내가 잘났다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준다. 똑똑한 척하며 따지기 좋아하고 어디서나 분쟁을 일으키는 사람! 헛똑똑이다. 조금 손해 보는 듯해도 길게 보면 그게 훨씬 득이 되고 유익이 된다. 그저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 때문에 욕심을 부리고 그걸 마치 자기가 잘나고 똑똑해서 그런 것, 마냥 자랑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누구나 불편해하고 가까이하지 않으려 한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요양원에서도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과 큰 갈등 없이 어울리며 함께 나아가는 사람을 좋아한다. 잘난 사람이 아무리 잘났어도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다. 활활 잘 타고 있는 장작불에서 가장 불꽃이 좋은 나무를 꺼내 따로 두면 얼마 안 가 바로 꺼지고 만다. 인생 또한 그러하다. 같이 어울려 함께 해야 서로 상승작용을 하고 시너지 효과가 있다. 혼자는 타다가 금방 꺼지고 마는 장작이 될 뿐이다.

여전히 부족하고 어리석지만, 누구와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고, 겸손하며 "그런 게 어디 있어?"라며 고집불통이 되지 말고 "그럴 수도 있지"라는 열린 마음으로 살고 싶다. 오해에서 세 번만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내 마음대로 오해하지 말고 세 번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 보자. 그리고 헛똑똑이는 절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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