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찬호 취재부 기자

 

 

[동양일보 맹찬호 기자]울긋불긋한 낙엽은 생명을 다해가고, 나무는 옷을 벗은 채 추운 겨울을 보낸다. 무수히 나뒹구는 낙엽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각 구청 환경공무직원들의 빗자루에 쓸려 포대에 담기는 순간부터 두 번째 생이 시작된다.

자연 상태에서 발생한 낙엽은 폐기물이 아니지만, 대로변과 골목길 등에 떨어진 낙엽은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폐기물에 속한다.

청주시는 공공용 포대를 2만5000매를 배포해 낙엽을 수거한다. 11월 기준 청주시 가로수는 총 9만5683그루로 340t 정도의 낙엽이 발생한다.

시는 연간 수천만원의 돈을 들여 낙엽을 소각해 예산도 같이 태워지는 상황이다. 소각할 경우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탄소 등이 배출되면서 대기오염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 청주시는 탄소중립추진기획단을 출범해 2050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낙엽을 재활용해 예산을 절감하는 것보다 소각하는 비용이 더 효율적이라는 답변을 내왔다.

반면 제천시는 5년간 낙엽 수매사업을 해오고 있고, 이를 퇴비로 만들어서 판매해 환경까지 생각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낙엽을 재활용해 환경보존에 힘쓰기 위해선 지자체별로 낙엽처리조례를 제정 등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은 재활용 의무화 조례 제정을 통해 낙엽 첨가식 점퍼와 친환경 식기를 생산한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은행잎 20t을 무료로 남이섬에 공급해 관광 자원화하고 있다.

청주시도 재활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환경보존에 나서야 한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장기적인 환경예산절감은 물론 충분히 경제적으로도 좋아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낙엽의 효율성을 따지기보다 더 넓게 지구를 위해서 자연 순환구조를 만들고 조금 불편해도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청주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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