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작가 'Love being anecho'(우민아트센터)
정수진 작가 '동그란 날'(우민아트센터)
성민우 작가 '작은 부케'(갤러리청주)
민성식 작가 '어부' (갤러리청주)
이고운 작가 '작은 부엉이'(쉐마미술관)
이고운 작가 '나의 작은 정원' (쉐마미술관)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추운 겨울,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치유의 전시가 관람객을 찾는다.

바쁜 일상의 논리와 긴장을 잠시 내려두고 부드러운 휴식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 3편을 만나본다.



●쉐마미술관 ‘정원의 자장가’

쉐마미술관은 이고운 작가 기획초대전 ‘정원의 자장가’를 8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전시한다.

이 작가는 그동안 ‘구름나무’, ‘이상정원’ 연작을 통해 공원, 숲, 바다와 같은 실재하는 공간에 본인의 정서를 투영해 치유의 이상향에 대한 심리적 풍경을 드로잉, 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왔다.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고 갈아내는 반복의 과정으로 독특한 질감을 연출하는 채색법과 장지에 은은한 반짝임을 더한 뒤 그려지는 섬세하고 따뜻한 색조의 화면은 작품의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손으로 그려진 수백 장의 드로잉을 종합, 편집해 제작하고 나지막한 허밍으로 사운드를 입힌 애니메이션에서는 관객과의 정서적 교감을 시도한다.

이 작가의 작품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동시에 친근하게 느껴지며, 우리가 언젠가 한 번쯤 꿈에서 본 듯한 작품 속 이미지는 감상자의 꿈, 상상, 추억들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작가가 주목해 온 밤의 정원이라는 시공간을 자장가의 은유를 통해 풀어냈다.

한영애 큐레이터는 “이 작가의 작품들은 마치 어린아이를 의식의 세계에서 꿈의 세계로 인도하는 나긋한 자장가의 멜로디 같다”며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예술의 세계에 빠져보길 권한다”고 전했다.



●갤러리청주 ‘회복의 시대’

청주 흥덕구 가경동 갤러리청주(GCJ)는 오는 12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연말연시선물전 ‘회복의 시대’를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회복의 시대’는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신작 ‘회복력 시대’에서 따왔다. 코로나 팬데믹과 이태원 참사라는 암울한 질곡의 시간속에서 그림으로 치유의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전시는 가국현, 김경섭, 김지현, 민성식, 박영학, 이창분, 이현열, 사윤택, 성민우, 정철, 정의철, 최기정 등 한국 현대 미술을 이끌어가고 있는 동시대 작가 12명이 참여, 작가별 4~5점의 신작 등 총 5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로 9회를 맞는 갤러리청주의 ‘연말연시선물전’은 그림애호가의 저변확대와 지역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열리고 있다. 화단에서 검증된 전업 작가들의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전시로 자리매김 중이다.

나미옥 관장은 “19세기 정치가 토머스 와이주는 ‘미술은 사치가 아니라 문명화된 삶의 본질이며, 강력한 만큼 보편적인 언어다’라고 했다”며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을 통해 다소는 상처받고 무너져버린 우리의 일상이 치유되고 회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민아트센터 ‘In the Middle of the Night’

우민아트센터는 유망한 신진작가의 전시를 지원하는 '2022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의 7번째 전시, 정수진 개인전 ‘In the Middle of the Night’를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 우민에서 연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밤하늘에 수놓은 듯한 빛의 회화를 선보인다. ‘You and I’, ‘Wind in my hair’, ‘쏟아져 내리는 꿈’, ‘문득’, ‘동그란 날’ 등의 작품을 통해 미지의 세계에 대해 감각하고자 하는 작가의 관점을 보여준다. 유화 물감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작업한 작품들이다.

이용미 관장은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에서 미지의 대상을 조우했던 순간이나 감정을 마주하면서 평소 인식하기 어려운 미세한 존재의 움직임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를 통해 신진작가를 선발해 개인전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은 올해 7명의 작가(이주영, 장동욱, 인주리, 이부안, 심미나, 김은진, 정수진)가 참여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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