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문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

김현문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

[동양일보]‘정자(程子)의 집 문 앞에 서서 눈을 맞는다’는 의미의‘정문입설(程門立雪)’이라는 말이 있다. 제자가 스승에게 존경을 다하고 간절히 배움을 구하는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는‘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로, 똑같이 섬기라’는 뜻이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봐도 스승은 너무나 소중한 분임에 틀림이 없다. 어버이처럼 친근하다가도 가르침은 매서웠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자연스럽게 자리한 신뢰와 존경의 마음이 컸기에 스승의 말씀은 내 진로를 정하는 나침반이 됐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암울하다. 학생이 교사에게 실습용 톱을 던지면서 위협하는가 하면,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폰을 하는 학생의 모습이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교권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학생들은 교사를 인정하지 않는다.

수업 중 잠자는 학생을 깨웠다고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현실에서 교사들은 문제가 발생해도 학생을 지도하려고 나서지 않고“참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학교 현장의 교권침해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학교 안 다른 학생과 학부모도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교원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같은 달 27일, 교육부는 모든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육활동 보호 추진을 위해 5대 추진전략 15개 과제를 담은‘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발표안에 따르면, 법제화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권한과 함께 심각한 수업방해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유형으로 신설하는 등 수업방해 행위에 적극 대응하고,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할 경우 침해학생과 교사를 즉시 분리조치하고 교원에 대한 법률지원을 확대하는 등 교원 보호 강화를 추진한다.

또한, 출석정지, 학급교체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해서도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특별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침해학생에 대한 교육적 조치를 강화하고,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중대한 침해학생 조치사항에 한해서는 학교생활기록에 작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학교와 시·도교육청에 설치된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에 추가 설치하는 등 교권보호강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정부와 민간·교육주체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협약 마련 등을 통해 자율적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사회적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교권침해 처분 내용의 학생부 기재 등을 담은‘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고 학생부 기재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이 여전하지만, 날로 심화되는 교권침해로부터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한 이번 교육부 방안을 환영하며 즉시 개정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법과 제도 강화에 앞서 우리 학교현장이 다시금‘선생님에 대한 존경, 제자에 대한 사랑’으로 채워지는 상상을 해본다.

나의 학창시절, 스승에 대한 존경과 제자에 대한 사랑이 상호작용을 일으켰던 건강한 학교 현장이 되살아나서,

‘스승-제자, 존경-사랑’이 자라는 건강한 학교를 꿈꾼다.

교권이 추락하면서 흔들리는 교육, 금이 갔던 우리의 백년대계가 다시금 건강해질 수 있도록 교사가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학교 현장에서 제자들을 사랑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협력과 지지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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