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2022년 신지식농업인' 선정 금강축산 송일환 대표
발효사료 제조 등 비법 주변 농가에 보급... 비용절감 등 큰 효과
질병 감소로 육질도 최고... 아들에 물려줄 ‘100년농장’ 꿈 무럭무럭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사업 하는 사람에게는 ‘비법’이란게 있다. 수십년간 가문에 전래된, 그야말로 ‘며느리도 모르는’ 노하우. 이걸 남에게 알려주는건 쉽지 않다.

발효유를 활용한 액상사료를 포유자돈(어미의 젖을 먹는 새끼 돼지)에 급여함으로써 새끼 돼지의 설사 문제를 해결해 질병 예방 효과를 얻은 사람. 사료비용의 절감 효과로 고품질 비육돈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렸는데, 그간 자신이 겪은 시간과 정력의 산물인 해당 노하우를 주변에 보급한 사람.

지금까지의 공로로 지난달 말 충청남도로부터 '2022년 신지식농업인'으로 최종 선정된 양돈인, 금강축산 송일환(56·사진) 대표다.

송 대표는 고향인 공주시 우성면 단지리에서 4만2975㎡(1만3000) 규모의 부지에 축사를 짓고 현재 약 1만2000여 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농장 경영은 물론 양돈 마이스터이기도 한 그는 양돈에만 30년 가까이 몸 담은 ‘돼지 전문 경영인’이다.

공주시 생명과학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아버지와 함께 젖소도 키워봤던 그가 양돈에 뛰어든건 군 제대 후다. 젖소에게 줄 풀을 베는 일이 힘들어 양돈을 택했다고는 하지만 당시 1995년 농어민후계자에 선정되면서 아버지가 키우던 돼지 600마리를 물려받은게 큰 자산이었다.

하지만 금세 문제가 보였다.

송 대표는 “새끼 돼지가 설사 등 질병에 너무 취약해 쉽게 폐사하거나 성장지연이 발생하자 난망했어요. 출하 일령도 지연되면서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게 너무 속상했죠”라며 초기 그냥 방치할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그 때 시도한게 발효유다.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 치자면 ‘요구르트’인 셈이다.

1리터 짜리 우유를 사다가 집에서 직접 발효시켜 만든 사료를 먹이자 임신돈의 변비 해소는 물론 영양보충, 돼지에게 단백질 다량 공급, 면역력 증대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발효사료는 일반 사료를 요구르트와 EM균, 바실러스균 등과 혼합한 후 만든다. 다른 농가들의 경우 발효사료에 미생물제를 1톤당 0.1~0.2% 넣지만, 금강축산은 직접 만들어서 넣기 때문에 1톤당 2~5%까지 넣을 수 있다.

초기에는 우유값이 너무 많이 들어가 감당이 안됐다. 그는 궁리 끝에 우유공장의 남는 우유를 얻어다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현재 일주일에 7~15톤 정도를 가져다가 먹이고 있다.

발효사료 덕분에 사료비용을 크게 절감했고 타 양돈농가 대비 20~50배 많은 발효사료 급이가 가능해 폐기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돼지의 육질과 맛에 좋게하자 인근 지역에서 금강축산의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일도 발생했다.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41살에 대학에 진학해 학사과정을 마친 후 대학원에서 ‘발효유의 급이가 자돈의 생산성 및 생리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석사 학위도 받았다.

내친김에 대학원까지 올라가 ‘어린시기 발효유 급여에 따른 도체성적 및 사료내 영양성분 첨가가 양돈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에는 양돈마이스터로 지정된 그는 현재 연암대학교 8년차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단에서 정책연구 분과위원으로 위촉돼 양돈 분야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충남 농업인상(2016), 한사랑농촌문화상 대상(2022), 양돈연구회 양돈대상(2022), 농식품부 장관 표창(2022)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이 중 축산물품질평가원 양돈부문 대상을 가장 갚지게 여기고 있다.

송 대표는 양돈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분야든 전문지식 없이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 특히 양돈업은 진입이 힘들뿐더러 초기투자비용도 많이 든다”며 “전문분야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지식습득을 하고, 반드시 현장을 경험해 본 후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그의 꿈은 ‘100년 농장’이다. 아버지와 함께 일군 농장이고, 현재는 아들이 축산대학에 입학해 공부중이기 때문에 3대를 이은 100년 양돈장을 만들 자신이 있다. 그의 꿈이 영글고 있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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