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9일 열린 공주시의회 임시회. 이범수 의원이 시정질문에 앞서 단상에 올랐다.
“저부터 지키겠습니다.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제발 백제 천년고도 공주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마구잡이식 불법 현수막 좀 내걸지 맙시다. 시의원 모두 지정 게시대를 이용해 주세요.”
난립하는 현수막. 어제오늘의 일도, 한두번 나온 얘기도 아니고 내남 없이 소귀에 경 읽기다. 상대가 정치인인지라 행정기관의 단속 또한 먹혀들 처지가 못돼 당시 호소에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웠다.
1일 공주시민 서봉균 씨가 동양일보에 사진 한 장을 제보했다.
얼마전 설날 이범수 의원이 독야청청 ‘지정 게시대’에 현수막을 건 사진이었다. 서씨는 “정치인 중 규정을 지킨 사람은 단언컨대 이 의원이 유일하다”고 했다. 다른 정치인들도 배우라며 점잖게 ‘똥침’을 놓았다.
제보자 서씨는 진보 성향의 공주참여자치연대 사무국장이다. 이 의원은 보수인 국민의힘 소속이다.
정치 이념은 정 반대여도 두 사람은 공주 발전과 시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아름다운 동류항이다.
기득권은 상대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혁신은 자기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득권은 특권으로도 통하고 활용된다. 그런 점에서 이 의원은 특권의식과 기득권을 버린 ‘퀀텀점프’의 정치인이다.
이 의원의 수범이 9월 추석때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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