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1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고속도로 램프로 들어가기 위해 우측 방향 지시등을 넣고 차선 변경을 시도한다. 잘못이다? 진입하려는 차선의 뒤쪽 다른 차량이 목숨 걸고 달려와 끼어들기를 막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끼어들기를 하려면 방향지시등 넣지 말고 그냥 막가파식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말은 어느 외국인 패널이 토크쇼에 출연해서 한 증언이다. 한국의 교통문화가 어느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준 ‘실전 경험담’이어서 할말을 잊게 만든다.

국토교통부가 며칠전 전국 도시의 지난해 국내 교통문화지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 동구와 충남 논산, 충북 청주·영동·보은이 A등급을 기록했다. 잘했으니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충남 당진시는 72.13점을 맞아 인구 30만 미만 시 49곳 중 가장 낮았고, 아산시도 인구 30만 이상 시 29곳 중 28위에 머물렀다. 모두 E등급으로 꼴찌 1등이다. 청양군도 79개 군 지역에서 71.93점을 받아 최하위만 면한 D등급을 받았다.

자동차 사고, 즉 실수가 아닌 고의 과실에 의한 사고는 자신의 잘못으로 타인의 목숨과 가정을 붕괴시킨다. 한 사람의 실수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평생 슬픔 속에서 살아야 한다.

수면부족과 피로가 심해서 하는 졸음운전, 급하다고 내달리는 과속운전과 신호무시, 대리비 아끼려는 음주운전 등 모두 용납이 안된다.

신호를 무시한 무단횡단, 횡단보도가 아닌 곳으로의 행태 등 보행자 과실 역시 생명과 재산상의 손실을 안긴다.

안전한 교통문화 확산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인식 개선이 우선이다. 우리 도시의 가족, 이웃의 생명을 위한 일이다. 그 출발은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이라는 운전 매너다.

행정기관과 경찰도 주민들의 성숙한 교통안전 의식 개선을 위해 단속과 계도를 아낌없이 추진해야 한다.

경찰의 집중적인 음주운전 단속과 이륜차의 불법운행 단속, 안전속도 5030 준수가 온전히 정착되도록 노력하자. 특히 올해부터 2개 차로 운행이나,차선을 밟은 채 달리는 행위, 우회전 일시 정지 무시 등도 모두 단속 대상이라는 점을 잘 새겨야 한다.

‘보행자 최우선' ‘타인은 아직 만나지 않은 가족’이라는 의식. 이것이 교통문화와 안전지수를 높이고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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