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경우 충북도 행정운영과 주무관

형경우 충북도 행정운영과 주무관

[동양일보]최근에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란 만화영화가 인기리에 상영 중이다. 이 작품은 1990년대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연재만화 ‘슬램덩크’를 영화화해 적잖은 올드팬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영화를 관람하며 학창 시절로 다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슬램덩크가 30여 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무색하게 할 만큼 매체를 넘나들며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이야기의 힘’에 있다고 본다.

이 만화에는 고등학교 농구 선수들이 등장한다. 선수들 각자의 포지션이 다르듯이, 농구와 얽힌 각자의 사연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짝사랑하는 소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농구공을 처음 잡은 문제아, 치명적 부상을 당하고 방황하다 다시 코트로 돌아온 비운의 유망주,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친형을 대신해 농구화 끈을 질끈 동여맨 단신가드 등. 이들의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는 마지막 경기인 고교 최강팀과의 대결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던 이들은 불굴의 투혼을 발휘해 이미 완성된 기량을 과시하던 상대팀에게 기적과 같은 승리를 거두고 끝이 난다. 작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유행하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러한 주제를 빼어난 구성과 영상미로 연출해 냈기에 이 작품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의 이야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감동을 전해주는데 실제의 인생담은 얼마나 큰 울림으로 다가올까? 일견 특출나지 않고 평범해 보이는 우리 주위의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가정과 직장, 우리 사회와 국가를 떠받치며 세상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몇몇 분들의 ‘영상 자서전’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말이다.

충북도에서는 지금 영상 자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이 지난 삶을 반추하며, 기억하고 싶은 의미 있는 순간들과 다음 세대들에게 전해줄 인생의 지혜를 영상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촬영을 지켜보면서 평생 가족들에게 전하지 못했던 수줍고 떨리는 사랑 표현에 같이 눈시울을 붉히고, 새로운 출발점 앞에서 펼치는 당찬 포부에 절로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각각의 영상 자서전은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로서 기념비적인 가치가 있지만, 또 다른 이야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충북도의 이야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이야기라는 거대 서사를 형성하게 된다. 슬램덩크 속 선수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최후의 승리’라는 궁극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듯이 말이다.

민선 8기 충북도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통해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역사적으로 르네상스는 인간 중심의 문화가 부흥한 시기를 일컫는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충북도에 새로운 부흥을 불러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충북도와 대한민국을 이끌어 오신 분들의 소중한 이야기가 우리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호수와 산지 곳곳에 널리 퍼져나가길 소망한다. 꿈의 바다, 문화의 바다 충북도를 위해 독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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