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속 강행 부적절…진상 조사 뒤 당사자 엄중 조치할 것"
도의회 바짝 몸 낮췄지만 정치권·시민단체 비판 목소리 커져

충북도의회 전경/충북도의회
충북도의회 전경/충북도의회

해외연수에 나선 충북도의원이 기내에서 술에 취해 추태를 부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충북도의회가 다음 달부터 예정된 4개 상임위원회의 해외연수를 전면 취소했다.

28일 도의회에 따르면 황영호 의장과 정책복지위·행정문화위·산업경제위·교육위원회 위원장이 만나 이같이 결정했다.

이들 4개 위원회는 3월 말에서 4월 초 8∼9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서부, 프랑스·네덜란드, 호주·뉴질랜드 등지로 해외연수를 다녀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1일 유럽 연수에 나선 건설환경소방위 A 의원(국민의힘)의 음주추태 의혹이 불거지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의장은 "사건의 진위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남은 연수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도의회는 입장문을 내 "A 의원의 일탈이 확인될 경우 규정에 따라 엄중조치하겠다"며 "의회 차원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도민들에게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도의회는 향후 제주도에서 있을 의원 연수계획도 취소하고 다음 달 2일 A 의원이 귀국하는 대로 진상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내 음주추태 의혹에 대한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논평을 내 "기내 소란은 승객들의 소중한 여행을 망치고 안전까지 위협한 중차대한 문제"라면서 "추태가 사실일 경우 도민 앞에 사죄하고 당장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민의 자존심과 품격을 실추시킨 A 의원의 이번 행태는 묵과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도 조속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진정성 있게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도 이날 기자회견을 해 "음주추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없으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에 맞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는 이날 도의회 앞에서 해외연수 의원들의 즉각적인 귀국을 촉구하며 술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앞서 건설환경소방위 의원 7명은 지난 21일 직원 3명과 8박10일 일정으로 유럽 연수길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A 의원은 인천국제공항 이륙 직후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착 때까지 술에 취해 승무원과 주변 승객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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