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기억들이 모이면 결국 지역의 역사가 되고 이것이 ‘기록문화 도시’를 지향하는 청주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청주시민들의 추억과 기억들을 한데 모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하는 사람, 이경란(45‧사진) 초대 청주기록원장.

청주기록원은 지난해 1월 7일 흥덕구 복대동 61-1에 문을 열었다. 청주‧청원 통합으로 분산돼 있던 행정기록을 한 데 모아 보존하기 위해 2017년 만들어진 청주시기록관을 리뉴얼했다. 3층 건물 연면적 2236㎡에 기록물 42만여점(권)을 보관하고 있는 청주기록원은 행정기록 외에도 시민들의 기록을 보존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22일엔 청주기록원 1층에 시민기록관도 개관했다. 시민기록관은 9억 8000만원을 들여 800㎡ 규모에 아카이브 史(사:역사), 아카이브 人(인:사람), 아카이브 展(전:전시) 등의 전시실과 아카이브 樂(락:체험), 아카이브 休(휴:쉼), 아카이브 務(무:업무) 등의 시설을 갖췄다. 청주의 기록유산부터 시민 기증 기록물, 법정 문화도시 지정과정과 추진 실적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원장은 “커다란 물줄기처럼 대변혁을 이루는 사건들을 역사라 부르는 이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소소한 추억과 일상의 기록 역시 100년 후의 사람들에겐 찬란한 유산이 될 것”이라며 “청주기록원의 역할은 청주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잇는 곳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청주시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아닌 ‘기록연구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기록 전문가다. 2009년 청주시에 기록연구사로 임용됐으며 지난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지방기록물 관리기관의 원장이 됐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청주외고를 졸업하고 단국대 전산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했다. 이후 국내 유수의 대기업 등에서 IT 관련 업무를 하던 중 국가기록원 프로젝트에 파견되면서 본격 기록연구사의 길을 걷게 됐다.

청주기록원엔 5명의 기록연구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기록물 연구와 관리 외에도 시민기록강좌 운영, 비디오테이프‧필름 사진 디지털 변환 서비스, 셀프 자서전 만들기 등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이 원장은 “시민들의 기억을 더 많이 보존해서 시민의 추억을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며 “처음이고, 쉽지만은 않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