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동양일보]첫째, 2023년 3월말 4월초 많은 지자체들이 벚꽃축제를 개최했다. 그런데 따스한 날씨로 인해, 예년보다 꽃이 일찍 피고, 비바람으로 인해 꽃이 떨어져, 일부지역에서는 축제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예측불허의 기후변화를 예측대비하기 힘들었다. 이에 필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자연이 사람에게 깨달음을 주는 경고로 보고, 필자의 생각을 피력한다.

둘째, 물, 산, 꽃 등 자연볼거리 중심의 축제에 대한 이야기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출렁다리, 유람선, 잔도, 데크길, 꽃밭을 구비했다. 필수로 볼거리, 먹을거리, 마실거리, 살거리 등 모두 돈과 관련됐다. 돈은 신이다. 전지전능하다. 그러나 영혼, 정신, 철학, 문학, 음악, 회화 등 인문 예술은 소홀한 편이다. 자연을 즐기면서, 그 지역을 소재로 창의한 인문학유산을 몇몇이라도 찾아 알고 즐기면, “뽕밭에서 임을 보는 것이다”. 없으면 자신이 최초 창의하라.

셋째, 사람은 자연 안에서 산다. 선조들은 물, 산, 꽃 등 자연을 바라보며, 거기서 철학, 교훈, 인생, 문자, 문학, 그림, 음악등을 발견했다.

넷째, 물은 철학을 노래하며 흐른다. 혜안을 가진 사람은 그 철학을 발견하고 학문자세정립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창의활용했다. 《논어》 「자한」에 “공자께서 ‘나아가는 것은 이 냇물과 같구나.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 흐르는 물처럼 쉬지 말고 학문에 힘쓰라는 말이다. 「용비어천가」,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아니 그칠 새 내이 이러 바다로 가나니”.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 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 가고 아니 오노매라”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달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물과 산의 장구함과 유원함을 「애국가」로 창의했다. 유튜브에서 “무심천야곡”을 시청하고, 무심천의 정경과 미래창의적 러브스토리의 연결미학을 논평해보라.

다섯째,꽃을 보고도 인생철학을 창의했다.“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하노라”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라.”“모란이 피기까지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중국 당 태종은 선덕여왕에게 나비가 앉지 않은 모란꽃그림을 보냈다. 혼자 사는 선덕여왕을 은유적으로 놀렸으니, 문무를 겸비한 황제다운 고품격의 풍자화다. “목련화” “외롭다는 말 대신에 노란 꽃을 보냈나.” “산수유나무 예찬 십절”등이다.

여섯째, 산을 보자.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로다.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하더라” “백두산석마도진(白頭山石磨刀盡). 두만강수음마무(豆滿江水飮馬無). 남아이십미평국. 후세수칭대장부” “산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주자(朱子)는 물이 흐르는 자연산수계곡에 《주역》구오(九五)의 철학을 입혀 문화산수(文化山水)구곡(九曲)을 창의했다. 이이, 송시열등이 창의계승했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 최다의 구곡 융창대국이 됐다. 갈은구곡 제9곡 선국암시 “옥녀봉 산마루에 해는 저물어 가건만, 바둑은 아직 끝내지 못해 각자 집으로 돌아갔네.”청주시가 2020년 개장한 옥화구곡관광길도, 2001년 《충북학》에 실은 「옥화구곡과 옥화구곡시」를 참고창의했다. 위의 작품들은 유명하여 작자의 성명을 생략했다. 필자는 암기하고 있다.

일곱째, 인문학은 고도의 창의융합적 문화다. 자연축제를 즐기면서 인문학의 아름다움과 창의력을 온고지신하여 창의홍익하는 것이, 올바로 자연축제를 향유창의하는 자세다.

여덟째, 이상기후와 물, 산, 꽃의 축제를 연계관찰하여, 이상기후는 자연의 신이, 자연의 교훈을 절감시켜 자연재해를 예방하라고, 인간에게 보내준 준엄한 경고임을 명심하자. “자연의 교훈과 경고를 간과 대비하지 못하면, 인류는 벚꽃잎처럼 태풍에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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