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일선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어일선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동양일보]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라고 알려진 로스엔젤레스를 배경으로 재즈 뮤지션을 꿈꾸는 세바스찬과 배우를 꿈꾸는 미아가 만나 사랑에 빠져드는 이야기 ‘라라랜드’는 29세에 ‘위플래쉬’로 장편감독 데뷔하며 주목받은 데미언 세이어 샤젤 Damien Sayre Chazelle 감독의 2016년 작품이다. 데미언 샤젤 감독은 미국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면서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로 최고의 감독으로 호평받고 있기도 하며, 황홀한 사랑, 격렬한 열정이 끓어오르는 영화 ‘라라랜드’를 통해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선사했다.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성공을 꿈꾸는 배우 지망생 미아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만나게 된다.

사방이 꽉 막힌 고속도로, 교통 체증에 지친 운전자들의 노래로 영화는 시작된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안에 있는 카페. 미아는 이곳의 직원으로, 배우를 지망하고 있지만 번번이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한편, 세바스찬은 재즈 뮤지션을 꿈꾸지만, 진정한 재즈를 몰라주는 현실에 부딪혀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시간이 흘러, 어느 파티장에 온 미아는 공연 밴드 멤버로 나온 촌스러운 복장의 세바스찬을 발견한다. 신청곡을 받는다는 밴드 보컬의 말에, 미아는 A Flock of Seagulls의 ‘I Ran’을 불러달라고 하며 세바스찬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함께 걷던 도중 석양이 지는 풍경을 본 둘은 무언가에 홀린 듯 서로 춤을 춘다.

다음 날, 그녀가 일하는 카페에 찾아온 세바스찬은 촬영장을 함께 거닐며 대화를 나눈다.

그러던 어느 월요일, 미아는 세바스찬과 만나기로 한 리알토 극장으로 달려간다.

극장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혼자 극장으로 들어간 세바스찬은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뒤를 돌아보며 미아를 찾는다. 그러다가 영화 스크린에 서서 자신을 찾는 미아와 서로를 발견하고 서로 입을 맞추려는 순간, 갑자기 영화 상영이 중단된다. 미아는 자기에게 생각이 있다며 세바스찬과 그리피스 천문대로 향한다.

그곳에서 데이트를 하며 아름다운 은하수 속에서 춤을 춘 그들은, 달콤한 키스로 사랑을 확인한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 ‘메신저스’의 첫 공연. 객석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키이스의 노래에 이어 독주를 펼치는 세바스찬. 멋진 공연에 관객들은 더욱 환호하지만, 객석에서 세바스찬을 바라보는 미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진다. 미아에게는 틀에 박힌 연기는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는 것, 꿈을 따르라고 종용했던 세바스찬이 정작 자기 자신은 사랑하던 꿈, 재즈로부터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하다.

또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할리우드 스타로 성공한 미아, 세바스찬 역시 자신의 꿈이었던 재즈바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응원하던 미아가 유명한 배우가 된 것을 알아서인지 자신의 가게 벽에 있는 미아 주연의 영화 포스터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다.

아마 미아에 대한 감정은 정리하고 어느 정도 무덤덤해진 모양일까? 세바스찬의 재즈바로 남편을 따라간 미아가 바라본 무대에서 세바스찬이 뮤지션들을 한 명씩 소개하기 시작한다.

미아와 눈이 마주친 세바스찬은 사회 보던 것을 그대로 중단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피아노에 앉는다. 미아와의 첫 만남을 이끌었던 영화의 테마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꿈인 듯 배우로 성공한 미아가 세바스찬과 함께 파리로 넘어가 파리의 재즈 클럽과 세느강을 만끽하며 결혼하는 상상이 펼쳐진다.

오랫동안 춤을 추던 둘은 손을 잡고 홈 비디오로 보이는 영상을 나란히 앉아 감상한다.

그 안에는 세바스찬과 둘 사이에서 생긴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위의 장면처럼 공연에 가기 위해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집을 나선다.

그러나 도로가 막히자, 재즈바에 들어가서 함께 연주를 듣는다.

곡이 끝나고, 미아는 현실로 되돌아온다. 한 곡 더 듣겠냐는 남편의 권유에 미아는 괜찮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재즈바를 나서다 말고 다시 무대를 돌아보는 미아, 그리고 그녀와 눈이 다시 마주친 세바스찬. 세바스찬의 미소에 미아는 비로소 안도하고, 짧은 목례와 함께 둘은 작별을 한다. 세바스찬이 새로운 곡 연주를 준비하며 영화는 끝을 맞이한다. 어쩌면 인연일 수 있는 사람들, 어쩌면 이루어 질 수 있는 꿈들을 응원한다.

그렇게 또 흘러가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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