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공동주택 생활이 점점 늘어나는 요즈음에 같은 통로주민, 심지어 앞집 사람과도 소통과 교류가 단절된 경우가 많다. 해가 갈수록 이웃 간에 간략한 인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로 교류가 없더라도 최소한 눈인사 정도는 하고 지낼 수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 아무래도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코로나사태로 마스크에 얼굴이 가려잔채 생활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라는 것이다. 과거 자연스럽게 이웃사람들을 보면 반갑게 인사하고, 비슷한 또래면 금방 어울려 친구가 되던 시절이 잊혀진지 오래다. 삭막해진 공동주거 생활의 환경이 삭막한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그러니 길거리에서나 시내버스, 대형마트, 식당 등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미소 지으며 눈인사라도 하면 될 텐데 눈이라도 마주치면 무표정이나 인상을 강하게 상대방을 압도하려는 듯한 표정들이 대다수이다. 인사는 예절의 기본이며, 인간관계의 출발이다. 이웃사람들과 인사는 아름다운 삶의 원천이고 소확행의 씨앗이다. 직장인에게 있어서 인사는 친절의 발로이고 상사에 대해서는 존경심의 표현이며, 동료 간에는 우애의 상징이이다. 인사는 자신의 인격과 교양을 밖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인사의 종류에는 크게 목례, 보통례, 정중례가 있는데 허리를 굽히는 각도가 넓을수록, 속도가 느릴수록 더욱 정중한 인사인 것이다. 목례는 계단이나 승강기와 같은 좁은 장소, 사람이 많은 곳, 통화 중일 때, 인사를 나눴던 사람과 다시 만났을 때, 눈이 마주쳤을 때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인사 방법이다. 머리로만 하는 인사가 아니라, 등과 허리, 목선을 반듯하게 유지하고 허리를 15도 정도 굽혀서 하는 인사 방법이다. 목례를 보통 가벼운 인사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허리를 15도 유지하고 2초 정도 멈춘 동작을 취한다면 보다 정중하고 세련된 인사를 건넬 수 있는 것이다. 보통례는 일상생활에서 웃어른이나 첫 대면 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인사 방법으로 가장 많이 행해지는 인사방법이다. 보통례의 경우 허리 각도를 30도 정도 내려가서 유지하며 허리를 곧게 펴고 허리를 움직여서 인사한다. 일반적인 환영, 감사의 표현을 할 때 활용되는 인사 방법이다. 정중례는 예의를 갖춰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또는 정중하게 사과하는 자리에서 하는 인사 방법으로 상체를 45도 정도 깊숙이 숙여 공손함을 표현하는 인사 방법이다. 모임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는 우선 맞인사를 한 후에 주위 사람에게 누구인지 물어보고 다음에 마주쳤을 때는 가벼운 인사말을 먼저 건네면서 인사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화장실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고 다만 눈이 마주칠 경우 목례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모든 인사는 정중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얼굴의 표정은 밝게 하고, 몸가짐은 단정히 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하여야 한다. 인사의 기회는 극히 순간적이므로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적기에 실행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고개만 숙이지 말고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자세로 반기고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하여야 한다. 상대가 ‘나의 인사를 받아 줄 것인가? 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인 것이다. 인사는 당당하고 자신 있게 해야 한다. 인사의 중요성은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경의 표시이며 정성의 마음으로 하는 친절과 협조의 표시이다. 응답보다는 자기가 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즐겁고 명랑한 사회생활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해 준다. 사회적인 분위기와 무관하게 이웃 간의 최소한의 인사와 예의 정도를 지키는 것은, 일상생활에 있어서 그 어떤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다. 그저 작은 관심과 예의를 표하는 것조차 사회의 분위기를 탓하는 것은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문제이다. 인사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것을 나타내며, 자신을 나타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사는 인간관계의 시작이자, 상대방과 친근감을 쌓을 수 있고 또 상대방을 존중하고 존경한다는 의미를 담을 수도 있다. 인사만 잘해도 먹고 살 수 있고 절반은 성공한 삶이라고 하지 않던가. 겸손(謙遜)하면 얻고, 교만(驕慢)하면 잃는다. 인사해서 뺨맞는 법 없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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