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동양일보]첫째,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선조들은 자연에서 사람의 혼(魂)과 가야할 길을 보았다. 자연의 교훈을 발견하고 실천하면 성공한다. 인생에도 춘하추동이 있다. 20, 40, 60, 80세이다. 2×8청춘 인생의 봄에 “꿈의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땀 흘려 가꾸면, 가을이 풍요롭고, 겨울이 따스하다.

둘째, 4,27,목~5,8,월까지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렸다. 5월초까지 꽃축제는 계속됐다. 전에는 하천부지에 곡식과 채소를 많이 심었었다. 지금은 농경지를 대단위 정원으로 바꾼다. 물, 산, 꽃 등 자연을 즐기며 그 교훈과, 자연을 소재로 창의한 문화 예술 작품을 음미하고, 온고지신하라. 이게 좀 의미있지 않나?

셋째, 봄축제가 마무리돼가던 2023년 4월 11일 화요일, 강릉시 난곡동 어느 골프장 인근의 소나무가 부러져 전선이 끊어졌다. 이게 합선돼 불이 났단다. 주민들은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다. 이것도 자연의 경고로 보고싶다. 오해 말기 바란다. 골프는 1990년경~2000년경 대중화됐지만 그래도 고급운동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즐기게 해준 자연에 감사하면, 자손만대 보답이 이어질 것이다.

넷째, 견문이 있어야 응용창의할 수 있다. 최치원의 〈가야산독서당〉, “시비하는 소리가 귀에 들릴까 늘 두려워하여, 일부러 흐르는 물로 하여금 온 산을 둘러싸게 했네.” 정지상의 〈대동강〉, “대동강물이 어느 때 다 마를까? 해마다 이별의 눈물을 보태니”. “대천 바다 한가운데 중침세침 빠지거다. 여남은 사공놈이 일시에 귀꿰어낸다는 말이 있셔이다. 님아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님이 헤아려 하소서” 김정구의 〈눈물젖은 두만강〉, 항일활동하다 죽은 남편의 제사를 지내고 투신한 아내의 사연을 노래했다 한다.

다섯째, 산을 보자. 조청전쟁 후, 봉림대군[효종]이 청에 볼모로 가면서 읊은 〈과청석령(過靑石嶺)〉,​“청석령을 이미 지났는데,초하구(草河溝)는 어디 있는가? 불어오는 북풍은 차갑고 또 차갑구나. 굳은 비마저 내리니 이 무슨 일인가? 누가 이 행색을 글로 써서, 구중궁궐에 올릴까?” 남상규의 〈추풍령〉, 박재홍의 〈울고 넘는 박달재〉도 있다.

여섯째,꽃을 보는 시각을 보자. 다음은 영조가 정순왕후를 계비로 간택한 이유다. 직접 면접을 할 때 “꽃 중에서 어느 꽃이 좋으냐?”. “다른 꽃은 일시적으로 아름다우나 목화는 꽃도 피고 열매를 맺은 후, 하얀 꽃을 다시피우며 목화만은 옷을 만들어 모든 백성을 따뜻하게 해주는 공이 있나이다. 화중화(花中花)이옵니다”. 국민교육헌장에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며”라는 문구가 있다. 당나라 현종은 양귀비를, “말을 알아듣는 꽃(解語花)‘이라 극찬했다. 괴산이 고향인 이능화(李能和)가 1927년 한남서림에서 〈조선해어화사 (朝鮮解語花史)〉를 냈다. 신라~조선말까지 기생들에 관련된 모든 실상을 상세히 밝혔다. 조선사편수회에서 근무하면서 열람한 자료를 모아 엮었다. 관심과 안목이 높았기에 가능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응용창의하고 있다. 얼굴이 하얀 미인에게는 “말을 하는 백합이십니다. 꽃이 창피해서 고개를 숙이겠어요.”

일곱째, 식량위기가 닥치면 한국이 피해대상 제1위국가라고 한다. 다음은 한도희 문화해설사의 의견이다. “꽃을 심는 일부 공간에 보리, 메밀, 조, 수수도 심어보자. 수수한 태초의 개성이 아름답다.” 꽃도 즐기며, 식량의 중요성도 느끼게 해주면 금상첨화다. 늘 스승이 있다.

여덟째, 창의홍익한 사람들의 덕분에 잘 살고, 잘 즐긴다.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도 사람의 도리다. 의미있게 창의홍익한 사람은 역사 위에 남는다. 자연에서 찾은 인문 예술을 음미하고 남보다 먼저 흉내를 내면 창의다. 그러면 “자신은 훌륭한 후손이 된다.” 물망초의 꽃말, “나를 잊지 마시오.” “자연의 교훈을 창의하면 잊혀지지 않는 선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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