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술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양회술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동양일보]“메시가 잘 못하는 것(약점)은 과연 무엇인가?”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Lionel Messi)가 수차례 스페인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오르고, 발롱도르(Ballon d'or) 등 각종 상을 휩쓸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을 때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말미에 나온 질문이었다. 당시 이 글에는 여러 댓글이 달렸었는데, 그중에 필자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댓글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오른발 슛’이었다.

리오넬 메시는 왼발잡이이기에 드리블이나 슛을 할 때 거의 왼발을 사용한다. 간혹 오른발로 슛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의 ‘강점’인 왼발만으로도 압도적인 축구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다소 비교가 됐다. 예전 히딩크가 우리나라 국가대표 감독을 맡을 때 우리나라 선수들이 대부분 양발을 잘 사용해서 놀랐다는 말을 인터뷰에서 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발을 강화하는 것이 아닌 ‘약점’인 반대편 발을 보완하는 훈련을 상당히 많이 받았음을 보여주는 인터뷰 내용이었다. 아울러 주로 사용하는 발의 힘과 정확도의 향상을 우선적으로 훈련을 하는 유럽과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렇게 약점을 보완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문화는 축구뿐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과 다양한 조직에서 널리 퍼져있는 것 같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앞서갈 것인가 보다는 어느 면에서는 뒤지지 말아야 한다고 교육받아 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부족한 점, 약점만을 들여다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 학교에 다닐 때는 못하는 과목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는다.

그러나 약점에 집중해서 그것을 보완하는 방법으로는 자기 발전에 한계가 있으며, 행복의 수준도 낮다. 약점은 ‘적거나 없어야 한다’는 맥락의 사고는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설사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둔다 해도 기껏해야 평범한 사람이 되는 데 그친다.

반면 강점의 발견과 발휘는 우리의 자신감을 높여주며, 고유의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면 행복감도 높아진다. 또한 여러 심리학자들은 강점의 발견과 수행이 대인관계 능력과 리더십을 높여주며, 나아가 부부나 연인관계에서 절대 갈라서지 않는 비법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진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생활해보자. 강점을 발견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행함으로써 개인의 행복감이 높아지고, 더욱 활력을 가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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