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호 작가 '우주공명'
윤제호 작가
사윤택 작가 '졸고 있는 소년' 전시 전경
사윤택 작가
박영대 '맥파'
박영대 화백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원로 화백의 보리그림부터 40대 젊은 작가의 미디어아트까지 청주시립미술관(관장 이상봉)이 1층부터 3층까지 공간을 꽉 채운 다채로운 전시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우선 지난해 8월 시립미술관 1층 왼쪽 공간에 문을 연 스마트미술관의 첫 인터렉티브 체험 전시가 눈길을 끈다.

이 전시는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퍼포먼스에 특화된 작업을 해 온 윤제호(46) 작가의 ‘우주공명’이다.

‘우주공명’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한한 우주 공간을 인간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빛과 소리를 통해 구현한다. 공명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주파수와 내부의 고유 주파수가 서로 일치할 때 크게 증폭하는 현상이다. 관람객들은 이 작품 속에서 일종의 공명 주파수가 돼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재창조하고 별과 천체들의 질서를 만들어 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방지윤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작품과 상호 작용을 경험하며 우주와 인간, 공간과 시간의 경계, 또 그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주공명’은 7월 2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어지는 전시는 1층 오른쪽 공간의 로컬프로젝트 Part1 ‘사윤택-졸고 있는 소년’이다.

시립미술관은 2019년부터 매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선정해 그들이 넓혀갈 예술 반경을 가늠하는 취지로 ‘로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프로젝트는 사윤택‧권오상‧윤덕수 작가가 참여하며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사윤택(51)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졸고 있는 소년’전은 일상의 순간적 운동성이 개인의 기억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파장을 회화로 선보이는 사 작가의 흥미로운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다.

한준희 학예연구사는 “짧은 순간에 포착된 의식적 생채기 같은 기록들과 일상적 환경에 접속하는 순간을 회화로서 서술하는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졸고 있는 소년’은 다음달 11일까지 이어진다.

2층과 3층은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대표 보리작가 박영대(81) 화백의 ‘보리미학’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시대 순으로 구성됐다. 회화, 아카이브 등 총 6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스케치, 자필 원고, 사진 등 다양한 자료도 전시됐다. 전시는 ‘1부 보리풍경을 그리다’, ‘2부 추억의 보리에서 생명의 씨앗으로’, ‘3부 사유하는 보리’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창작 활동을 시작한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수묵과 채색이 돋보이는 초기작과 ‘수(樹)’, ‘율-야(律-野)’, ‘산’ 등 반추상적인 기법을 시도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부에서는 사실적인 보리풍경으로부터 탈피해 조형적인 실험에 몰두한 2000년대의 다양한 연작을 선보인다. 3부에서는 ‘태소(太素)’, ‘묵흔(墨痕)’, ‘생명’ 연작을 중심으로 근작을 소개한다. 또 아카이브를 통해 예술가로서의 박 화백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최은기 학예연구사는 “보리의 사질적 표현이 돋보이는 초기작부터 한국화와 서양적 추상을 넘나드는 최신작까지 ‘보리그림’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관람 기대한다”고 전했다.

‘보리미학’은 7월 16일까지 전시된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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