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백제금동대향로’가 있다!
다양한 아이템 개발로 역사와 문화를 즐겁게 체험
어린이는 물론 학부모들도 꼭 가봐야 할 필수 코스
김선영 학예연구사 “문화유산 체험은 자존감 키우는 일”

‘국립부여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외관 전경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단 하나의 문화재로 만든 어린이 박물관이 있다. ‘국립부여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바로 그곳. 어린이박물관 내 ‘백제금동대향로’를 주제로 아날로그 체험부터 디지털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해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놀이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백제를 알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는 물론 학부모들에게 꼭 가봐야 할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어린이박물관(부여군 부여읍 금성로 5)에 들어서면 ‘백제금동대향로’에 속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체험을 하게 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백제의 특별한 문화 산물이 펼쳐진다.

 

김선영 학예사가 어린이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선영 학예사가 어린이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살아 움직이는 백제금동대향로 캐릭터들

어린이박물관 입구에 한 발 들어서자 백제금동대향로 속 캐릭터들이 거대한 영상으로 펼쳐진다. 아이들이 만져보고 터치해서 찾아볼 수 있는 터치반응형 실감 영상관은 어린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향로 매직홀’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 속 신비로운 캐릭터에 매직 스프레이로 생명을 불어넣어 캐릭터를 만들고, 함께 놀며 즐길 수 있다. 또한 향로를 테마로 풀어 만든 놀이터에서 뛰어놀다가 작은 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읽으며 쉬다 갈 수 있다. 봉황 여의주 옮기기, 정림사지오층석탑 퍼즐 맞추기, 향로 속 활쏘는 사람이 돼 활쏘기 등 다양한 신체활동도 맘껏 즐길 수 있다. 향로를 만드는 과정이 한눈에 펼쳐지며 이에 대한 궁금한 사항을 찾아 배우는 코너도 있다.

 

‘국립부여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실내 체험관
‘국립부여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실내 체험관

 

△예약은 필수…무료관람

이곳은 국립부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어린이박물관’ 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10시 30분 △오전 10시 40분~11시 40분 △오후 1시~2시 △오후 2시 10분~3시 10분 △오후 3시 20분~4시 20분 △오후 4시 30분~5시 30분으로 회당 9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 한 가족당 최대 5명까지 예약이 가능하고 입장시간 10분이 경과하면 예약이 취소된다.

어린이박물관 ‘향로 매직홀’ 체험
어린이박물관 ‘향로 매직홀’ 체험

 

시간을 맞춰 함께 볼만한 상설전시실 신기술융합콘텐츠 ‘백제금동대향로’ 상영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1시, 3시, 5시 1일 4회로 1회당 8분이 소요된다.
 

‘백제금동대항로’ 속 캐릭터들이 디지털 영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백제금동대항로’ 속 캐릭터들이 디지털 영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탁월한 예술감각·뛰어난 공예기술의 합작품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인의 탁월한 예술감각과 뛰어난 공예기술, 나아가 종교와 사상까지 담겨 있다. 높이 61.8cm, 무게 11.85kg으로 용 모양의 향로 받침과 연꽃이 새겨진 향로 몸체, 산악 모양으로 솟은 향로의 뚜껑, 뚜껑 꼭대기 봉황이 있다. 뚜껑에는 신선이 사는 세계로 산봉우리 사이에 사냥하는 인물, 명상하는 인물, 지팡이를 짚은 인물 등 다양한 모습의 인물과 코끼리, 호랑이, 멧돼지, 원숭이, 새 등이 장식돼 있다.

어린이박물관 '얼쑤! 향로 놀이터'
어린이박물관 '얼쑤! 향로 놀이터'

 

또 사람의 얼굴에 새의 몸이나 네 발 달린 짐승의 몸을 가진 상상 속 괴수도 보인다. 고대인은 사람과 짐승이 조합된 인면수신을 특별함을 지닌 신령으로 믿었는데 불로장생을 동경했던 고대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향로 몸체는 연꽃잎으로 표현돼 물고기와 새, 상상 속 동물을 장식했다. 동물 67마리와 인물 19명이 등장한다. 동물은 수중·지상·천상을 상징하는 지상 동물과 상상의 동물, 당시 백제의 대외교류를 알 수 있는 서역의 동물까지 포함돼 있다.

신비로운 향로 놀이북
신비로운 향로 놀이북

 

향로는 향을 피워 나쁜 기운을 없애고 경건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백제금동대향로 내부에 향을 피운 후 뚜껑을 닫으면 봉황 가슴에 있는 2개의 구멍과 뚜껑의 산 사이에 난 5개의 구멍으로 향연이 피어오른다.
 

‘백제금동대향로’ 속 캐릭터들이 디지털 영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 속 캐릭터들이 디지털 영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1993년 백제왕 무덤 옆 사찰 터에서 발견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백제왕들의 무덤 옆 능산리 사찰 터에서 발견됐다. 1995년 같은 장소에서 ‘백제 창왕 13년인 서기 567년 왕의 누이인 공주가 사리를 공양했다’라는 문장이 새겨진 석조사리감(국보)이 출토됐다. 이로 인해 능산리 사찰 터의 건립 연대가 밝혀졌다. 또 창왕과 관련된 사찰이었다는 점을 통해 백제금동대항로가 창왕이 부왕의 명복과 백제의 재건을 기원하기 위한 왕실 의례에 사용했을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백제금동대향로 발견 30주년으로 국립부여박물관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이 9월 23일부터 2024년 2월 12일까지 계획돼 있다.

 

김선영 학예사가 어린이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선영 학예사가 어린이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향로’ 통한 주제별 백제 구성 통해 어린이 박물관 탄생

2011년부터 ‘백제금동대향로’에 대해 지속적으로 콘텐츠 개발을 하고있는 김선영 학예사는 “향로 안에는 백제의 의·식·주 모든 것이 들어 있다”며 “향로를 통해 백제를 주제별로 구성해 보여주고자 2015년 리모델링을 통해 지금과 같은 어린이 박물관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박물관 재개관 행사
어린이박물관 재개관 행사

 

이어 “박물관이 딱딱하고 지루한 곳이 아니라 재밌고 신나게 즐기면서 우리 문화유산에 접근하고 이해하기를 바랐다”며 “어린이들에게 문화유산을 알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근원을 찾아가는 일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자존감을 심어주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학예사가 어린이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선영 학예사가 어린이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으로 향로 속 이야기 전파

어린이박물관은 연령별, 주제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향로 속 이야기와 백제 문화를 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팝업 향로 놀이북, 산수무늬 벽돌 팝업 액자, 내가 만드는 입체 향로, 향로 속 동물 팽이, 향로 보석함 등 교구재를 개발해 문화재 숲으로 떠날 수 있도록 했다.

‘국립부여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실내
‘국립부여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실내

 

코로나19로 박물관에 방문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양질의 교구재와 교육영상 개발로 국내 박물관 온라인 교육 활성화뿐만 아니라 2021년 2월에는 중국 뤄양박물관, 2022년 6월에는 일본 규슈국립박물관과 국제 온라인 실시간 교육프로그램을 성공리에 마쳤다. 올해에는 8월 11일에 몽골 칭기즈칸박물관에서 ‘백제 국보를 만나다-백제금동대향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으로 앞으로 해외 박물관과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백제금동대향로’
‘백제금동대향로’

 

한편 △신나는 박물관(향로)놀이터 △보고 듣고 느끼는 호기심 박물관 △박물관과 함께하는 백제어린이오케스트라 △박물관 상상탐험대 △향로 타고 백제문화재 속으로 온(ON) △대한민국 2030 백제문화의 매력에 빠지다 △희망박물관, 더불어 좋은 세상 △문화 매개자 대상 ‘백제 문화의 가치 먼저 알고, 느끼고, 전달하기’ △세계적인 걸작 백제금동대향로 △랜선타고 떠나는 향로 뮤캉스 △향이 나는 클라스 인문학 특강 등을 열며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학교연계 온라인 실시간 교육 ‘세계적 걸작 백제금동대향로’
학교연계 온라인 실시간 교육 ‘세계적 걸작 백제금동대향로’

 

김선영 학예사 인터뷰

△학예연구사로 일한 기간.

일본에서 국제교류원으로 근무하던 중 국립부여박물관과 함께 전시를 한 계기로 1996년도에 국립부여박물관 통역직(별정6급)으로 들어오게 됐다. 박물관 교육이 재미있어 2007년도에 사회교육직(별정6급)으로 전직을 하고, 2013년도에 직제 개편에 따라 학예연구사(전담직)로 전환하고 2015년도에 학예연구사가 됐다.

 

‘백제금동대항로’
‘백제금동대항로’

 

△중점적으로 일해온 방향.

백제문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전달하고자 국립부여박물관 교육 프로그램 개발·기획·강의· 운영을 했다. 2011년 국립부여박물관 안에 처음으로 어린이박물관을 기획 개관하고 2015년, 2019년에 아이템을 바꿔 전시 개편을 했다.
 

어린이박물관 재개관 행사
어린이박물관 재개관 행사

 

△보람 있었던 일.

강의 또는 교육 프로그램 참가 후 참가자들이 피드백을 남겨 줄 때, 어린이박물관에서 즐기고 있는 어린이들을 볼 때 뿌듯했다.



△앞으로의 계획.

백제금동대향로의 가치를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알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싶다. 퇴직 후에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해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싶다.
 

해외박물관 온라인 실시간 교육(일본 규슈국립박물관)
해외박물관 온라인 실시간 교육(일본 규슈국립박물관)

 

충남 부여가 고향인 김선영 학예사(57·사진)는 일어일문학과 박물관 교육을 전공했다.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사로 활동하기 전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국제교류원으로 근무하고 지금까지 미야자키현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백제금동대항로’ 받침 모형으로 만든 포토존
‘백제금동대항로’ 받침 모형으로 만든 포토존

 

2011년 어린이박물관 개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2018년 충남도교육감 표창, 2012년 ‘茶丁茗戰 청소년 및 일반인 茶겨루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다인으로서 전통차를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