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전문가에서 지역농정전문가로 ‘우뚝’
“내 고향 청주와 충북 농업·농촌 발전 위해 헌신하고 싶어 지원”
청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가칭) 설립 추진…농가소득 증대 목표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현재 우리 농촌은 고령화와 산업화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재로선 부족한 농촌의 일손을 돕고 청년농업인을 육성해 우리 농업의 대를 잇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농협은 농업인 조합원의 기반 없이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없는 만큼 미래의 농촌 상황에 대해 지금부터 더욱 절실하게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오희관(53·사진) 농협청주시지부장의 말이다. 지난 1월 청주시지부장으로 부임한 그는 지역 내 농촌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영농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농협 임직원은 물론 법무부와 협약을 통해 사회봉사명령자, 청주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한 자원봉사자, 관내 유관기관과 단체 지원인력 등과 연계한 부족한 일손돕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근엔 청주 관내 농협을 통해 ‘충북형 도시농부’ 130명을 모집했다. 또 청년농업인에 대한 농업컨설팅과 청년창업농업인을 위한 저리의 정책자금 등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오 지부장은 취임 초기부터 청주지역 주요 원예작물인 딸기, 수박, 애호박 등에 대해 생산·유통·조직화와 시장 제고를 위해 ‘(가칭)청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조공법인)’ 설립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는 조공법인이 설립될 경우 청주지역 원예작물 매출 증대로 인해 농가 속득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으로 청주시와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협조는 물론 10여개 지역농협 출자 등 의견조율을 통해 연내 설립을 목표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1997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진천군지부 계장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이후 2001~2002년 농협 청주 가경동지점과 내덕동 지점에서 과장으로 1년씩 근무한 후 2003년 국제금융부에서 일하게 된다. 30대 중반, 농협에서는 최초로 홍콩, 싱가폴, 런던 등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농협 사업에 필요한 외화 자금 조달을 위한 업무를 담당한다.

당시 한국 농협의 존재가 해외 금융 시장에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오 지부장은 현지 기업설명회를 통해 농협의 사업과 한국 내 역할 등을 해외투자 기관에 알리며 농협금융의 해외진출 초석을 마련하는 데 공을 세운다.

오 지부장은 “아시아 유럽 등지를 돌며 만난 금융기관만 200여개를 넘는다”며 “농협을 해외시장에 알리겠다는 신념과 열정으로 밤낮으로 일하며 해외 현지에서 감격과 좌절로 눈물을 삼키던 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글로벌 금융전문가로 20년 가까이 고향을 떠나 서울과 해외에서 근무해 온 그가 2016~2018년 홍콩 주재원으로 있을 때 ‘고향에 돌아가 농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생각은 지난해 승진과 함께 근무지 이동의 기회가 있을 때 충북 근무를 지원하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그는 “농협에 근무한 27년 동안 일복도 많았고 업무복도 많았던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이제부터는 받은 만큼 지역의 농정전문가로 거듭나 나를 키워준 내 고향 청주와 충북의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농협에서 행복버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택개량사업, 노래교실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추가해 농촌지역 의료지원을 위한 ‘주간보호시설’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농업인의 고령화와 높은 노동 강도 등을 고려할 때 ‘농촌형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이 절실하며 이를 통해 농업인에 대한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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