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연주자‧예술단체 대표‧공연기획자 1인 3역 재주꾼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지난해 9월 28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은 1,2층 전 좌석이 매진된 창작 뮤지컬 한 편이 관객을 만났다. 특별한 홍보나 스타 배우가 있었던 것도, 지인 초대로 객석을 메운 것도 아니었다. 오직 길거리 현수막과 배너를 보고 찾아온 순수 관객이 대부분이었다.

벽초 홍명희 소설 <임꺽정>을 재해석한 소설뮤지컬 ‘임꺽정’.

뮤지컬을 공연할 수 있는 지역 단체가 많지 않은 현실 속에서 ‘임꺽정’의 성공엔 공연을 기획하고 총감독한 전옥주(55‧사진) 소리창조 예화 대표가 있다.

창작 뮤지컬 ‘임꺽정’은 소설 <임꺽정>의 문학성과 한국적 정서를 음악과 무용, 연극으로 풀어낸 괴산군 대표 뮤지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전 대표는 “‘임꺽정’은 ‘소리창조 예화’가 2019년 괴산 지역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첫 공연 ‘거정 레스토랑’으로 시작한 공연으로 몇 년에 걸쳐 예화 단원들이 함께 만들어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소리창조 예화는 가야금(전옥주), 피아노(이정미), 테너(오종봉), 바이올린(박무늬), 플루트(이연경), 첼로(김승운), 타악(김준모), 작곡(강효욱), 소리(서일도), 소프라노(고은희) 등으로 구성된 예술단체다. 2013년 창단 이후 기존 클래식과 국악, 대중음악작품들을 예화만의 스타일로 창작하고 편곡해 연주하고 있다.

그동안 천년의 고을 청주 1,2,3악장을 시작으로 거정레스토랑, 괴산기행, 내 숲을 돌려줘 등 다양한 공연에서 60여편의 창작곡을 발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전 대표는 “힘들고 어려울 때 예화와 함께 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예화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가 고향인 그는 산척초 농악부에서 설장구를 배우면서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국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사실 지역에서 가야금 연주자로 더 유명한 전 대표는 서원대 전통공연예술과에서 가야금을 전공했다. 연주자로서의 첫 시작은 1990년대 초 충주시립가야금연주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했는데 자연스럽게 국악을 하게 됐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단선율 악기로 구성된 국악과 화성이 들어간 서양음악이 함께 하면 훨씬 풍부한 소리를 낸다”며 “소리창조 예화는 그렇게 동서양 음악의 하모니를 들려주는 예술단체로 앞으로는 지역을 넘어 전국 무대에도 서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소리창조 예화는 다음달 5일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창작음악극 ‘내 숲을 돌려줘’로 다시 한번 관객을 찾는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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