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성당 메리놀병원 시약소…증평군 최초 도 문화재로 등록
복음전파하며 30여 년간 중부권 의료 한몫

김영환 주임신부
증평성당 메리놀병원 시약소
증평성당

[동양일보 김진식 기자]증평성당은 1920년 9월 장호원(감곡)본당에서 분가된 괴산군 소수면 고마리 본당이 1936년 4월 증평으로 이전한 역사성과 문화성이 살아 숨쉬는 성전이다.

이후 증평성당은 1956년 4월에 진천 본당을, 1958년 4월에 괴산 본당을, 1997년 6월에는 초중 본당(증평읍)을 각각 분가했다. 이중 증평 초중성당은 2021년 4월 27일 선종한 고 정진석 니꼴라오 추기경과도 인연이 있다. 초중성당은 정 추기경의 어머니 이복순(1909~1996년) 루치아가 정리한 유산으로 봉헌됐다. 이곳에는 정 추기경이 2006년 5월 방문해 기념식수한 나무가 있다.

지금의 현 위치(증평군 증평읍 장뜰로 100)에 1955년에 건립된 증평성당은 낡은 건물로 미사 등에 불편을 겪어 2014년 10월 12일 천주교 청주교구장인 장봉훈 가브리엘 주교의 집전으로 기공식을 가졌다.

이듬해 9월 새 성전 첫 미사를 전명수 아브라함 주임신부가 봉헌했다. 1만866㎡의 터에 성당(449.47㎡·지상 2층), 사제관(184.93㎡·2층), 수녀원(139.08㎡·2층), 주방·창고(80.10㎡·1층) 등 건물 4개 동 교육관(237.29㎡·1층) 강당(168.86㎡·1층) 등이 들어섰다. 현재 김영환 프란치스코 주임신부가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최근 증평 천주교 메리놀병원 시약소가 증평군 첫 충북도 등록문화재 3호로 지정돼 화제가 됐다. 근대 병원사 변천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메리놀의원은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고 이태준 신부가 메리놀 수녀회에 의료 선교를 요청해 1956년 9월 개원했다.

당시 수녀의사 1명, 간호사 수녀 2명이 장날인 12월 1일 진료를 시작했다. 1957년 2월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로 외래진료를 추가했다. 손수레를 타고 오는 사람, 길바닥에 누운 사람, 뱀에 물려 독이 퍼진 사람, 악성 피부병에 시달린 사람이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뱀독과 결핵에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의료시설이 크게 부족했던 그 시절 1년에 6만여명의 환자를 치료할 만큼 중부권 중심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증평까지 오지 못하는 청주, 진천, 음성, 괴산, 주덕, 미원, 오송, 오창 등 순회진료도 펼쳤다.

이후 메리놀병원은 1976년 증평수녀의원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산아제한으로 소아과 업무가 줄고 국민건강보험 확대, 의사·병원의 증가 등의 이유로 1987년 폐업이 결정돼 3년 후인 1990년 8월 31일 문을 닫았다.

2015년 증평성당을 새로 건축하며 철거해 부속시설인 메리놀 시약소만 남게 됐다. 시약소는 맞배지붕 단층 건물로 좌우 대칭 형태의 건물로 건축사적 가치가 높고 원형이 잘 보존돼 활용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증평군의 첫 충북도 등록문화제에 이름을 올렸다.

증평성당은 지난해 6월 이 시약소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2021년에는 65년 전 이 시약소에서 간호사로 일한 91세의 요안나 수녀가 증평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렇듯 증평성당은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복음의 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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