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건후·한상일씨, AI 활용 화재 예측 시스템 개발

화재 예측 시스템을 개발한 한상일(왼쪽) 씨와, 송건후 소방사가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AI(인공지능)를 활용한 화재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 청년이 있다.

송건후(25·부여소방서 대응총괄팀)·한상일(25·중앙대 인공지능연구실·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탄방중, 충남고 출신으로 학창시절부터 소통이 잘 되던 절친 사이였다.

송건후 소방사는 충북대 물리학과 재학 중 재난 상황에서 사람을 구해내는 소방관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어두운 곳에서 빛나던 119 마크가 그의 꿈이 된 것이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계를 제출한 후 2021년 소방관이 됐다.

부여소방서는 그의 첫 발령지로 재직한지 2년 3개월이 됐다.

그는 “심정지 환자를 살려 일상에 복귀시키고 ‘하트세이버’를 받았을 때 보람은 이루말할 수 없었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산불 진압을 할 때 거의 탈진에 이르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송 소방사는 대응총괄팀 대원으로 일하면서 인재나 재난 상황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지난해 가을 친구(한상일)와 만나 재난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국민의 안전과 동료들의 안전·소방조직의 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제작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부여군 화재의 특성에 맞게 제작을 해야 했기에 여러 소방관들의 얘기를 들으며 데이터와 알고리즘 모델을 선정하고 유관 기관에 데이터 공유 협조도 얻어야 했다.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설명으로 차츰 긍정적인 반응을 해줬다.

여러 데이터와 함께 대전지방기상청, 충남도청 데이터분석팀, 부여군청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 협조가 있어 가능하게 됐다.

화재예측 시스템은 부여군의 2012~2022년 11년간의 화재 출동 자료와 다년간의 인구 분포, 날씨데이터, 건축물 현황 등의 데이터를 유관기관에게 제공받아 활용했다.

지역·지형적 특성을 고려하고 부여군에 적합하게 학습해 높은 학습·예측률을 도출한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송건후 소방사는 “이번 시범운영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개편해 정식으로 운영 하게 된다면 ‘세상을 안전하게’라는 의미의 ‘세안’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며 “소방의 화재 예방과 데이터를 군민과 함께 공유해 경각심 고취, 재난의 조기발견 시 빠른 대응으로 피해저감 등 이상적인 방향으로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상일씨는 충남고 재학시절 ‘슬기롭고 알차고 쓸모 있어라’라는 교훈을 친구와 서로 주고받으며 인공지능 제작에 선뜻 참여했다.

그는 “석사과정 논문을 쓰고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현재 공부하고 있는 것들을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뜻 깊은 경험이었다”며 “이 시스템을 토대로 화재와 관련된 데이터를 더 정밀하게 모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더 정확한 화재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개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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