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2027 충청권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이하 U대회) 개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충북도와 청주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힘겨루기만 하고 있다.

전폭적으로 협의를 진행해도 부족한 마당에 실내체육관 부지 선정을 놓고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형상이다.

시는 U대회 개최 시기를 맞추려면 더 이상의 시간 끌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장 착공에 들어서도 준공까지 공사 기간을 맞추기가 빠듯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면서 흥덕구청 일대를 사업부지로 변경을 요구한 상태지만, 도는 확답을 내놓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기존의 오송역세권 주변 부지 활용을 요구하는 일종의 시위로 보인다.

문제는 오송지역의 경우 부지 보상금 협상이 어렵고 절대농지 해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빠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으로 U대회 조직위 구성까지 늦어 지면서 과제는 태산처럼 쌓였다.

대회 18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열리는 충북지역은 5개 보조경기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규정(국제규격)에 맞도록 경기장 개보수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예산조차 잡히질 않았다.

이쯤 되자 문체부와 체육회, 도와 시의 갈등이 자칫 전 세계 체육인을 맞이하는 국제행사를 망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회는 사실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제안으로 충청권 4개 시·도가 뭉쳤다.

자체예산이 부족한 충북의 입장으로선 조직위 인선 등 모든 권한을 3개 시·도에 위임할 테니 ‘오송에 국제규격의 체육관 하나만 짓게 해달라’는 협조(승낙)를 받고 대회 준비가 시작됐다.

지난해 11월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총회 집행위원 투표에서 경쟁 후보도시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뒷 내막은 모르고 정작 유치가 되니 모두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는 겪’이 돼 버렸다.

빙공영사(憑公營私)라는 말이 있다. 공적인 것을 빙자해 사적인 이득을 꾀한다는 뜻이다.

대회 주관이 모두 공공기관인 만큼 성공에 대한 큰 목적 이외의 밥그릇 싸움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