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최근 우리나라 전역에 계속된 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매년 집중 호우가 내리면 반복되는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해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교적 사계(四季)가 뚜렷하기 때문에 계절마다 국민을 괴롭히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철에 계속해서 기상 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 불안을 가중하고 있지만, 매번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다.

여야 정치권은 사안이 있을 때마다 극명하게 갈린 의견을 내놓고, 이를 따르는 강성 지지자들은 사사건건 ‘내 편’ 말만 믿고 여론을 주도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지만, 제대로 된 지적은 귓등으로 넘어가려는 성향이 짙다.

이번 폭우로 가장 큰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조사와 신속복구를 예고하며 국민 불안을 감소시키고. 국무총리도 잘잘못을 가리겠다고 하는 데도 일부 국민은 남을 말을 믿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를 두고 관리 주체끼리 서로 의무 없는 일이라고 우기고 있지만, 조만간 누구 잘못인지는 가르마가 타질 것이다.

하지만 ‘네 탓’ 공방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벌써 내 담당과 내 책임이 아니라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책임질 기관과 사람들의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은 물론 신상 문제까지 겹치기 때문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조사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래도 책임질 일이 생기면 피하면 안 될 일이다.

최근 들어 발생한 대형 인명피해 사고의 경우만 보더라도 극히 일부만 법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민이 분노하는 부분이다.

책임지는 일이 멋질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터지기만 하면 벌어지는 ‘네 탓’ 공방도 문젯거리다.

어찌 된 영문인지 ‘네 탓’ 공방이 벌어지면 상대편에 떠미는 모습이 일상으로 변해 국민을 편안하고 평온하게 하는 정치라는 도구가 실종돼 버렸다.

밀도 안 되는 논리를 펴고 상대편에 책임을 전가하는 일은 점입가경 수준이다.

오히려 국민을 짜증 나게 할 뿐이다.

차제에 너무 손쉽게 ‘네 탓’ 공방을 벌이는 부류들은 우리 국민이 옥석을 가려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게끔 하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

대형 사건·사고를 바라보는 모든 국민이 애도를 보여주고 철저한 후속대책을 촉구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고질적 병폐가 사라지게 된다.

결론은 ‘누구를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거나’를 가르는 선거를 잘 판단해 치러야만 ‘네 탓’ 공방이 사그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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