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검사로 10%가량 환자 맞춤형 치료 확인

김진국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환자맞춤형 치료전략은 현재로서는 기술적인 이유로 눈, 뇌, 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들에만 적용할 수 있지만 추후 기술개발을 통해 다른 질병들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진국(사진) KAIST 의과대학원 교수팀이 희귀질환 환자 대상 맞춤형 치료제 개발 전략을 내놨다. 희귀질환은 유병 인구가 매우 적고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치료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김 교수팀의 연구로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구 결과 희귀질환 환자 중에서도 약 10%에 대해서는 환자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 10%의 환자들을 유전체 기반 진단을 활용해 증상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선별하는 방법을 연구팀은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9년 하버드대 의대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RNA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밀라센’이라는 희귀질환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KAIST 조교수 부임 후 진행한 후속연구로 미국환자재단과 협업했다.

모세혈관 확장성 운동실조 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을 가진 대규모 환자군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을 진행한 협업 연구 결과, 환자 10%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치료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환자 1명에 대해서는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아티펙션’이라는 치료제를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희귀질환은 진단을 받아도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이 낙담에 빠지기 일쑤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앞으로 일부 희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전체 기반 진단을 활용하면 같은 질환이라도 돌연변이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향후 유전체 기반 진단 비용이 크게 떨어지면 모든 신생아에게 이를 적용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 치료를 하는 희귀질환 환자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에도 신생아 때 유전체 분석을 통해 희귀질환 진단을 받고 맞춤형 치료 임상 단계에 진입한 사례를 보고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진단에 그치던 희귀질환이 치료로 전환되는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희귀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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