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겸손·하나 된 생각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
연제국 목사 “부여를 책임지는 성숙한 교회가 되기를”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온유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겸손하게 서로를 섬기고, 하나 된 생각으로 사랑을 실천해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여교회 연제국(사진) 담임목사가 제시한 올 한해의 목표다. 신앙을 갖는다는 것이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임을 말해주고 있다.

 

연 목사는 “부여장로교회는 부여를 책임지는 교회다. 앞으로 이해하며 일치하는 마음으로 성숙한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지 중심에 위치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여교회는 1951년 8월 5일 초대 전도목사 김영서 외 5인의 예배로 창립됐다. 72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다. 당시 부여터미널이 있던 관북리 일대는 6.25전쟁 중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그 중심에 교회를 세우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심어줌으로써 어려운 생활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자 했다.

 

같은 해 12월 보이열 선교사의 보조금을 받아 현 예배당터의 적산 가옥을 구입해 예배당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1960년대 새 교회당을 건축해 사용하다 31년 전 현재 성전을 세웠다.

 

33년 동안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여교회 목사로 시무한 고 권기수 목사의 기도와 열정이 베인 건축물이다. “저분은 성자다” 부를 정도로 행려병자 등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실천했던 그는 교회 건축 후 순직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회복 한 고 권 목사는 당시 요한계시록에 있는 성전을 지을 것을 부탁했다. 넓이와 높이 폭이 같고 12대문이 있는 성전이다. 방주 기법으로 지어진 부여장로교회는 콘크리트 파일을 박지 않고 지하 1층부터 지상 벽까지 일체형으로 건축됐다. 성전 터가 습지인 만큼 기울임이 생겨도 스스로 자정 역할을 통해 균형이 잡히는 공법이 사용됐다. 내부 본당 역시 기둥이 하나도 없다. ‘스페이스 트러스’ 구조로 보를 역어 건축했는데 이는 30년 전 당시로선 특별한 기법이다. 유리창에 스테인드글라스로 보여준 예수의 생애는 격조 있는 작품이다. 종교시설이 가져야할 기능과 내부동선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왕도에 자리잡은 교회인 만큼 부여를 찾아오는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신앙의 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63년간 이곳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정찬국(원로장로·부여문화원장· 71) 조각가는 “지나왔던 모든 삶의 과정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다 하나님의 은혜이고 은혜의 법칙 안에서 생각하면 겸손할 수 있고 타인에 대해서도 관용이 가능하며 신앙 안에서 자족하는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