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단체 히스테리안 강정아(35), 김은성(32), 황바롬(36)씨.

[동양일보 박유화 기자]아무 연고 없는 옆집 드나들 듯 끊임없이 3의 삶터를 찾아 부여를 들쑤시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예술 분야 기획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히스테리안(HYSTERIAN)’ 강정아(35), 김은성(32), 황바롬(36)등이 바로 그들이다.

히스테리안은 강정아 기획자가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독립출판사(서울 마포구 소재)다. 연구 리서치와 예술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전시와 출판물을 만드는 이들의 모임이기도 하다.

강정아 대표는 “히스테리안은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히스테릭(hysteric)한 사람들’이라는 뜻이지만, 단순히 신경질을 부린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짜증이 날 정도로 끊임없이 질문을 해대는 사람들’”이라고 소개 했다.

“사회적으로 ‘정상’ 혹은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자기 스스로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는 이들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예술가, 연구자, 활동가 모두가 ‘히스테리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들 세 사람이 처음 부여와 연을 맺게 된 것은 3년 전인 2020년 코로나19가 한참 극성을 부려 수도권 문화예술 활동이 거의 중단됐던 시기다. 이때 3인의 ‘히스테리안’은 지인의 소개로 규암면 공예마을을 방문하게 된다.

고즈넉한 지역 분위기에 금세 매력을 느낀 이들은 부여의 한 협동조합과 ‘지역문화 우리“라는 지역문화진흥원사업에 응모하며 이곳 지역 청년들과의 만남을 이어 갔다. 이 사업을 계기로 <파인더 1호 : 발견자들>이라는 에세이집을 발간하고 부여를 오가며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서울 홍대앞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한 이들은 서울시 지역교류 사업인 예술로 부여잡기(2020), 예술로 가로지르기(2021)를 통해 시인, 연극배우, 인디 뮤지션, 시각예술 작가, 기획자 등 다양한 예술가들을 부여에 초대하며 문화예술을 통한 여러 교류 활동 등을 이끌어냈다.

이들은 특히 부여에서 의미 있던 활동으로 부여 장암면에 거주하는 뉴미디어 아티스트 노드 트리(NODE TREE)와 함께 했던 ‘민간 레지던시’ 프로그램, 부여 1호 대안예술공간 생산소의 탄생, 부여에서 발견한 호박 줄기를 소재로 한 땅의 소유권과 공원, 쓰레기에 대해 탐색했던 전시 '오드라데크'(2021, 9회 아마도예술공간 전시기획상 수상)등을 각각 꼽았다.

이들은 부여를 오가며 몸소 감각했던 도시 문제(수도권 과밀화, 도시개발, 지역소멸 등)에 대한 2022~2023 아르코 공공예술 프로젝트 '예술로 가로지르기–욕망이 빠져나간 자리 : 출몰지' 공동 기획자로 참여하며 ‘지속가능한도시와 삶터’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10여 명이 넘는 연구자, 예술가들과 함께 긴 호흡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공동기획자인 세 사람은 각자의 장점을 십분 살려 프로젝트에서 누구 하나 없어서는 안될 ‘환상의 호흡’을 만들고 있다. 히스테리안의 대표이자 전시기획자인 강정아 기획자는 프로젝트의 큰 방향성과 작가들과의 소통을 담당하고, 황바롬 기획자는 행정과 프로젝트의 정리를, 김은성 기획자는 국내외를 오가는 리서치트립을 비롯한 현장 운영을 담당하며 ‘따로 또 같이’를 실천하고 있다.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2년 9월 규암면 단란주점과 다실에서 공론장을 열고 꾸준히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이들은 오는 9월, 백마강(금강)을 주제로 하는 지역교류 전시와 이야기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또 부여와 전주, 서울에서의 프리오프닝 행사 '출몰지'에 이어 12월에는 서울 메트로미술관과 인사동코트에서 공공예술 프로젝트 결과전시 '옵드라데크'(가제) 준비 작업에도 열중 하고 있다.

“이곳 부여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맺은 인연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됐다”는 이들은 “저희에게 늘 영감을 주는 이곳 부여가 더 많은 예술가들과 함께 경험하고 공유하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지역으로 소개하고 싶다”며 ‘히스테리안’이 준비하고 있는 공공예술 프로젝트 등 예술작업 계획을 덧붙여 설명했다.부여 박유화 기자 pyh566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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