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고대도 동일교회

동일교회 고대도 선교센터

[동양일보 오광연 기자]신이 버린 섬이라 불리웠던 고대도,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이 사랑한 섬 고대도(GOD愛島)라 부른다.

태안해안국립공원 내 보령에 위치한 청정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작은 섬 고대도는 대천항에서 배로 약 30분 가량 항해하면 도착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섬으로 면적 0.92㎢, 해안선 길이 4.3㎞이며, 대천항으로부터 16㎞ 떨어져 있다.

이런 고대도가 기독교인들에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성지로서의 자격은 충분하다.

단일 마을로 구성 된 고대도 선착장에서 마을길을 따라서 가다 보면 고대도 교회가 나오는데 특별한 사연이 있는 교회다.

그 이름해 조선에 배를 들여 온 최초의 선교사 칼 귀츨라프 선교사를 기념하는 기념교회이기 때문이다.

칼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귀츨라프(1803~1851)는 경건주의 선교신학으로 무장한 독일 선교사로, 중국어 통역관 겸 의사의 자격으로 1832년 7월 17일, 조선에 최초로 정식통상을 요구한 서양 선박 로드 애머스트호를 타고 조선에 들어왔다.

 

그의 한국 선교는 1866년에 대동강에서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 보다 34년, 1884년에 입국한 의료선교사 알렌보다 52년, 그리고 1885년 입국한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 보다 53년 앞선다.

애머스트호는 황해도 몽금포 해안을 거쳐 8월 25일 서해 고대도에 머물며 당시 조선 정부에게 통상허락을 기다리던 20일 간 고대도 주민들에게 한문 성경과 약품을 나눠줬다.

또한 감자를 심고 재배하는 법을 보여 줬고, 감자씨앗 외에 포도주와 포도즙 제작법도 전파했다고 알려졌으며,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여 가르졌고, 한글 자모를 받아 적은 다음 후에 리를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따라서 칼 귀츨라프는 애머스트호가 고대도에 정박해 있는 동안 적극적으로 조선인들과 소통하며 복음으로 조선인들을 깨운 한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인 동시에 ‘문화의 중개자’였다는 데는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당시 조선이 한자 문화권인데 한글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한글을 배워서 최초로 서양에 알리는 역할을 한 가운데, 그의 논문 '한글에 대한 소견'은 영어권과 독일어권에 소개되어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귀츨라프 선교사가 떠난 후 거의 잊혀진 다음 150년 후에야 비로소 고대도교회가 설립(1982년)되었으니 좀 늦은 감은 있으나, 2001년 86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에서 귀츨라프 선교사 기념교회로 지정됐고, 2003년 10월 24일 기념교회 기공식, 2005년 4월 19일 헌당식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칼 귀츨라프와 고대도에 세워진 기념교회는 한국 개신교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인물과 지역으로 평가된다.

학자들마다 견해가 약간 다르지만 한국 선교의 최초 시작은 귀츨라프 선교사로부터이며, 비록 20일 간 머물다 갔지만 그의 흔적으로 말미암아 다른 선교사들이 조선에 들어오는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칼 귀츨라프 선교사는 배를 타고 서해안으로 항해해 충남 고대도에서 한 달간 정박하면서 입국과 친선활동을 허락해 줄 것을 관군에게 요청하고 정부의 허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활동하다가 조선의 통상 불허로 8월 12일 떠났다.

이때가 귀츨라프 나이 29살이었다. 그 후 1933년 귀츨라프는 동아시아 항해기를 책으로 남겨 미국과 유럽에 조선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그는 홍콩과 마카오를 오가면서 선교를 하다가 1851년 병으로 48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홍콩의 해피밸리 공원묘지에 안장됐으며 현재 홍콩에는 귀츨라프 거리가 있을 정도다.

그런데 그가 빈 배로 돌아간 지 182년이 지났고, 그가 소천한 지 164년이 지난 2014년 3월 1일 서울에서 귀츨라프학회가 창립됐다.

정수목 목사
정수목 목사

 

하나님이 사랑한 섬 고대도에는 대구 동일교회에서 세운 ‘동일교회 고대도 선교센터’가 세워져 있으며, 칼 귀츨라프의 유물과 업적들이 전시돼 있어 한국 개신교의 출발과 그 역사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또한 동일교회는 보령시와 함께 칼 귀츨라프 선교사의 업적을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애머스트호와 함께 정박해 있던 안항에 기념공원을 세웠다.보령 오광연기자 okh2959@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