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희 수필가

박경희 수필가

[동양일보]우리 모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그 홍수 속에서 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찾는 일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 어떤 정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보의 선택을 잘해서 크게 유익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선택으로 인해 완전히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정보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대개의 경우 정보선택이 SNS에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게 모두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와 접속하는 경우 그 구조적 제한 때문에 확증편향(確證偏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안목이 좁아지고 크게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며 편견이 생겨 정보인식의 왜곡현상이 일어난다. 잘못 알면 잘못생각하거나 행동하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왜곡된 삶을 살게 된다. 편식이 허약한 몸을 만드는 것과 똑같다. ​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분별력으론 홍수 같은 정보 속에서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일은 결코 쉽지도 않거니와 벅찬 일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속아 넘어가게 된다.

그런 면에서 종이신문은 확실한 필터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종이신문을 읽음으로써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어떤 판단의 사실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끼 점심 값 정도의 금액으로 한 달간 이런 고급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눈으로는 글자를 보면서 머리로 생각하는 기능을 제공해 주는 게 바로 읽기다.

UCLA의 매리언 울프교수는 '읽기는 이해력과 통찰력에 필요한 독특한 일시정지 버튼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해 동영상을 보거나 테이프를 들을 때의 구어(口語)는 대체적으로 그런 사고 기능을 길러주지 못하고 금방 스러져버린다.' 고 말한다.

2030세대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은 인터넷으로 보는 뉴스와 종이신문 뉴스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스마트폰만 쥐고 있는 한 절대로 '확증편향' 을 피하기가 어렵다. 시각이 다른 두 세개의 종이신문을 정독하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에 유리하다.

다음이 사설, 사설 하나만 정독해도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는 쉽게 이해된다. 특정사안에 대한 전문적인 안목도 사설을 통해 얻게 된다. 각종 칼럼도 마찬가지다. 칼럼은 촌철살인의 칼끝과 같은 글이다. 최고의 전문가가 아니면 칼럼은 쓸수 없다. 칼럼을 읽으면 판단력이 예리해지고 진위의 구별이 쉬워진다. 그리고 상식. 종이신문에는 여러 가지 상식을 위한 섹션들이 많다. 그 글들을 읽고 공부하면 교양인으로서 필요한 조건들을 쉽게 갖출 수 있다.

종이신문의 월 구독료는 2만원. 단돈 2만원으로 한 달 동안 우리가 얻는 정보적 이익은 계산이 안 되는 수준이다.

광고 없이 신문을 제작하는 경우, 한 부 값이 3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가장 싼값에 최고의 뉴스와 온갖 유익한 기사들을 읽는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즈음 종이신문의 퇴조, 인터넷신문의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뉴스 이용율의 상위4개 매체는, TV, 인터넷포털, 온라인동영상플랫폼, 메신저 서비스다. 종이신문의 이용율은 9.7%에 불과하다. 지금은 그런 시대다. 그럼에도 내가 종이신문을 읽는 이유는 단순히 머리를 정보나 지식으로 채우는 행위만이 아닌 뇌기능을 향상시키고 오랜 세월 검증된 방법을 읽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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