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홍 주임신부
성당 마당에 있는 성모상
대흥동 성당 전경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대전 대흥동 성당의 역사는 1919년 이종순 신부가 대전 지역 신자들을 위해 대전군 남면 방축리에 10칸짜리 한옥성당을 마련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성당은 1945년 대흥동으로 이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1962년 지어진 현 성전은 등록문화재 643호로 미학적, 기술적 가치가 높은 모더니즘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손꼽힌다.

이창근 건축가가 설계한 성당은 로마 교황청의 인정을 거쳐 착공됐으며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모으고 있는 형상으로 세워졌다. 고딕양식의 현대적인 해석으로 극찬을 받는 건축물이다.

한국전쟁 이후 도시가 재건되고 산업화가 시작될 즈음. 대전에는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이 아닌 또 다른 도시의 축이 형성된다. 바로 대흥동 성당이 위치하는 대종로다. 대종로는 근현대사의 다양한 문화를 갖는 건축물들이 위치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건물이 대흥동성당이다.

지금은 평화방송, 국민은행 건물처럼 높은 건물이 들어섰지만, 성당이 들어선 1960년대 당시에는 큰 축이자 시민들의 `만남의 광장`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에는 이념을 넘어 누구나 보호받을 수 있는 성지이자, 보호막이었다.

웅장한 대흥동성당 건축물은 ‘파격’ 그 자체다. 대흥동성당에는 성당하면 떠오르는 고딕풍의 뾰족한 첨탑, 으레 좌우측에 있는 두개의 종탑이 없다. 모던하게 건축됐으면서도, 톱날형 창문을 돌출시켜 평면상의 변화를 주는 등 위에서 봤을 때 더욱 재미난 모양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에 설계를 마쳤음에도, 가톨릭이 1962년부터 건축양식의 현대화를 논의하기 전부터 파격을 이끌었다. 전통적인 고딕양식의 성당건축 틀을 깨고, 한국 가톨릭이 정착하기 시작한 고난의 시대를 거치며 어렵게 마련했던 성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건물 옆에 위치한 성모상은 여태껏 보았던 성모상과 무언가 다르다. 골격이 굵고 늠름한 풍채를 지녔다. 높이도 3m 가까이 된다. 특유의 강인한 분위기 때문에 신자들은 성모상에 장군 성모라는 별칭을 붙였다.

대흥동성당은 2014년 등록문화재 643호로 지정됐다.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인정된 것이다. 대흥동본당은 이제 지역과 함께 하는 ‘젊은 성당’으로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19년에 설정된 대흥동 성당. 대전 원도심 한가운데서 대전 시민과 함께 100년의 여정을 걸어왔다. 특히 1960년대 한국 모더니즘 성당건축의 대표작으로서 고딕 양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미학적, 기술적 가치 또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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