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요즈음은 TV뉴스시간만 되면 늘 불안하다. 또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 보도될까? 묻지 마 살인, 폭행, 성폭력 등등에 각종 재난사건사고, 거기다가 정치인들의 진흙탕싸움등으로 불안할 뿐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종교, 예술, 철학, 심지어는 역사에 까지도 흑백논리로 ‘나는 희고 너는 검다.’고 아귀다툼이다. 각자도생의 쓰고 매운 이 시대, 밤낮없이 불안한 이 시대가 날이 갈수록 암울하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은 본디 나라가 어려울 때 백성들이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서 유래한 말로 제각기 살아 나아갈 방도를 꾀한다는 뜻이다. 개인이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꾸리고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 내에서 각자도생의 상황이 벌어지면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공동의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훈도 담고 있고, 협업의 중요성과 단합된 목표를 향한 노력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태도는 팀의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하며, 결국은 조직 전체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인생이란 각자가 평생을 바쳐 스스로의 자화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자신만을 위해 뭔가를 하면 좁은 영역에 갇힌다. 다른 사람과 같이하면 의식이 넓어지고 영혼의 파동도 높아진다. 송나라 때 진록(陳錄)이 엮은 '선유문(善誘文)'은 선행을 권유하는 글을 모은 권선서(勸善書)이다. 이 글은 '초연거사육법도(超然居士六法圖)' 중 '비서십원(悲誓十願)'이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다짐한 열 가지 바람이다. 첫째, 모든 사람이 편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願一切人安樂). 나만 좋고 나만 잘 살면 무슨 재미인가? 다 같이 기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둘째, 모든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한다(願一切人離苦). 근심과 괴로움에서 벗어나 웃으며 함께 세상을 건너갔으면 싶다. 셋째, 행하기 어려운 것을 능히 행할 수 있기를 원한다(願難行能行). 진실을 위해 낸 용기가 짓밟히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넷째,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릴 수 있었으면 한다(願難捨能捨). 아깝지만 버려야 할 것들을 잘 가려내는 지혜를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 다섯째, 참기 어려운 것을 능히 참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願難忍能忍). 불의와 타협하거나 굴종하지 않고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에 헌신하자. 여섯째, 믿기 어려운 것을 능히 믿을 수 있기를 바란다(願難信能信). 얄팍한 지식으로 지혜와 초월의 세계를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신중함을 갖추고 싶다. 일곱째, 증오와 집착을 없앨 수 있었으면 한다(願除憎愛). 사랑이 넘쳐 증오가 된다. 증오는 집착을 부르고 나를 태운다.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여덟째, 속임이 없기를 원한다(願無欺誑). 속지 않으려 속이고, 속고 나서 속인다. 서로 속여 함께 지옥에 빠진다. 그 빗장을 풀자. 아홉째, 언제나 다른 사람의 뜻에 차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願常滿人意). 사람들이 나를 생각할 때 미소가 떠오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째, 늘 본분에 따라 살고 싶다(願常依本分). 넘치는 것 바라지 않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며 사는 삶이라야 하지 않을까? 이 열 가지이다. 이 열 가지 바람을 지킨다면 어진 행실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守此十願 賢行必成). 거창하고 대단한 꿈 말고 소박하고 따뜻한 소망이 정신을 높이 들어 올려 우리를 뜨겁게 한다. 언제든지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참된 자유인이라고 한다.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과격(過激), 과로(過勞), 과욕(過慾),과민(過敏), 과취(過醉) 등 지나침을 피하여 알맞게 행동하는 것이 분수를 지키는 것이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모두를 위하는 의식은 나만의 나라는 좁은 영역에서 벗어나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 넓은 시야 그 자체로 마음이 넓어지고 집착이 옅어져 파동이 높아진다. 영혼이 그런 교활함에 속아 파동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결국 그런 행위로 인해 속는 건 자신뿐이다. 자신을 고집하는 건 그만큼 어리다는 뜻이다. 타인을 위한다는 건 우선 자신을 그만큼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내려놓는 만큼 포용적이 된다. 포용의 넓이만큼 영혼은 가벼워지고 높아지게 마련이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전우익작가의 글을 곱씹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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