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석 충북테크노파크 책임연구원

양윤석 충북테크노파크 책임연구원

[동양일보]오창에 들어서는 꿈의 현미경이라 불리는 첨단 대형연구시설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전력공급을 위한 설비공사가 본격화돼 올해 말까지 기반시설을 포함한 설계가 완료될 예정이다. 2020년 5월 4개 지자체의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입지로 선정된 지 3년여 만에 그 윤곽이 드러나는 것이다.

총 1조454억원이 투입되는 오창 방사광가속기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 충북도는 다방면의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구축 이후의 산업체 활용을 제고하기 위한 방사광가속기 활용지원센터 및 가속기 데이터센터 구축과 같은 활용인프라의 구축은 물론, 방사광가속기 산학연 협의체 구축·운영과 기업의 가속기 활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활용연구개발 지원사업 등이 그것이다.

또한 방사광가속기 구축·운영과 관련된 핵심요소 기술개발을 위해 2021년부터는 ‘가속기장치 선도기술개발 지원사업’이라는 R&D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고성능 대형가속기는 미래유망분야 핵심원천기술 확보에 필수적인 첨단 연구 인프라로 인식됨에 따라, 특히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반도체·소재·신약개발 등 첨단산업 R&D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중요한 지원이라고 생각된다.

대형가속기의 활용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세대가속기 분야의 기술수준 향상과 관련 산업체의 기술역량 강화가 필요한데, 우리나라 차세대가속기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 국가 대비 67.5% 수준으로 약 7년이라는 기술격차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구체적인 제조·운영 기술 부족, 연구진 기초역량 미흡, 정부의 연구인력 양성·연구비 지원 부족 등이 원인으로 제시된다.

가속기 핵심장치 기술의 자립화는 국산화율을 높임으로써 고가의 수입품 의존도를 줄이고 2019년 일본 수출규제와 같은 외교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 가속기 구축·운영에 문제 발생시 신속한 장치의 유지보수·교체와 성능향상을 가능케 할 것이다.

물론 가속기 관련산업은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고 소비대상이 한정적이어서 산업체 주도의 발전이 어려우며, 핵심기술 확보와 장치의 국산화 등이 정부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형가속기 핵심장치의 국산화율에 있어 양성자가속기 고주파장치 5.1%,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고주파장치 0%, 중이온가속기 극저온시스템 19.8%, 사이클로트론 5.2%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교체 수요와 기술개발 필요성이 높은 대형가속기 장치와 품목을 선정해 정부와 지자체의 전략적인 R&D투자 및 산업체 사업화 지원이 필요하다.

방사광가속기의 구축·운영과정에서 발달한 요소기술은 장비산업분야에 적용되면서 산업이 발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방사광 가속기가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요소기술이 함께 발달하였으며, 방사광가속기 개발·구축 과정에서 기술을 습득한 전문가들이 기업체로 진출하여 새로운 첨단장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서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이 거대시설의 동조 제어를 위해 개발된 EPICS라는 실시간 분산제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독일의 Bruker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미세단층시스템 SkyScan 1294가 방사광가속기 빔라인에서 오랫동안 개발해온 Phase contrast diffraction imaging 기법을 활용한 것이 그 예라 하겠다.

충북도의 차세대 가속기 개발과 장치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R&D투자와 관련 산업체의 기술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화 지원의 확대를 통해 충북기업이 우리나라 첨단과학기술의 중심에 서는 그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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