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순하고 길도 순한' 진정한 마음의 안식처
"올바른 불심으로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신라 천년 고찰

안심사 영산회괘불탱 모사도.
안심사 영산회괘불탱 모사도.

 

[동양일보 박은수 기자]"소박함 속에 역사깊은 문화유산과 바람에 흔들리는 청명한 풍경소리가 더해져 절로 안정이 된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래서 안심사죠”라며 환히 웃어보이는 주지스님이 있는 곳.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안심마을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사동리 구룡산에 작은 절이 하나 보인다.

바로 법주사의 말사인 안심사(安心寺)다. 신라 혜공왕 11년(775년) 진표율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고려 충숙왕 12년(1325년)에 원명국사가 중건했으며 조선 광해군 5년(1613년)에는 비로전을 중건, 현종 13년(1672년)에 대웅전을 중수했다.

안심사 대웅전.
안심사 대웅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일시 폐사되기도 했으나 조선시대 전 기간에 걸쳐 꾸준히 법통을 이어왔다.

1980년과 1989년에 대웅전을 중수하고 1984년에 요사를 새로 지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제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뜻으로 안심사라 불렀다는 이야기답게 사찰로 향하는 길, 산도 순했고 길도 순하다.

절 마당으로 들어서기 전, 안심사 샘물이 보인다. 아기자기한 샘터에서 물을 한 바가지 들이키고 높지 않은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보물 제664호)이 있다.

안심사 영산전.
안심사 영산전.

 

어딘가 껑충하다는 인상을 주는 이 건축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을 이고 있는 다포집이었으나 어느 때인가 뒤쪽 한칸이 줄고 지붕도 맞배지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손상된 뒤쪽 한칸을 본 모습을 되살리지 않은 채 수리하면서 이렇게 유례없는 구조를 띄게 됐다.

대웅전 옆에는 안심사 영산회괘불탱(국보 제 297호)의 모사도가 서 있다.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영산회상을 그린 것으로 국보는 절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영산전(충북도 유형문화재 제112호)에 보관돼 있다.

괘불은 기도나 법회 등 큰 행사가 있을 때 불전 바깥에 걸어놓고 의식을 행하는 불화다. 그래서 실물은 부처님오신날에 불전 바깥에 걸어놓은 모습을 통해 마주할 수 있다.

길이 7.26m, 폭 4.72m의 크기에 본존인 석가여래불과 문수·보현 보살, 설법을 듣고자 모인 무리들과 사천왕상 등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보면 그 화려함과 장엄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심사 세존사리탑.
안심사 세존사리탑.

 

웅장미가 돋보이는 괘불에서 시선을 오른쪽으로 옮기면 영산전이 높직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벽을 둘러 나란히 앉은 나한상들은 50㎝ 정도 높이로 만든 솜씨가 소박해 정감이 간다.

대웅전의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세존사리탑(충북도 유형문화재 제27호)이 사리비와 함께 있다. 진표율사가 안심사를 창건할 때 석가모니의 사리를 봉안한 곳이라고 전해진다.

현인 주지스님(72)은 “국보와 보물, 문화재가 살아 숨 쉬는 천년고찰”이라며 “근래 통행로가 많이 좋아져서 참배 행렬도 늘었고 이곳의 불심도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의 가르침대로 인도되어 올바른 불심을 가질 수 있는 곳, 업장을 참회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기운을 안고 있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은수 기자 star014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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