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의료진, 국제학술지에 보고서 논문 발표
감염되면 얼굴, 등, 손에 물집… 자연치유 어려워 재발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레슬링 등 밀접접촉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 발병하는 ‘검투사 포진(Herpes gladiatorum)’ 환자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17일 충북대병원 소아감염과에 따르면 최근 15세 레슬링 선수 2명에게 ‘검투사 포진’이 발병한 것을 확인하고,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한국 중학교 레슬링팀에서 확인된 검투사 포진 사례 보고서’ 논문을 발표했다.

‘검투사 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에 의한 피부 질환으로, 피부 점막이나 손상된 피부가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 발병한다. 얼굴이나 귀, 손 등에 물집이 생기는 게 특징이다.

한번 감염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자연치유가 불가능해 잠복기를 거쳐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한다.

이준기 소아감염과 교수는 “해외 서구권에서는 다수 발생 사례가 보고됐으나 국내에서 발병한 것인 이번이 처음”이라며 “확진자 모두 같은 학교 레슬링팀에 소속된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일주일 간격으로 충북대병원을 찾은 이 선수들은 얼굴과 목, 등을 중심으로 물집이 발견됐다.

두 선수는 몇 달간 함께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이외에 레슬링팀 다른 선수들에게서도 유사한 피부 병변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돼 추가조사가 진행되고 있디.

‘검투사 포진’은 자연스럽게 치유되기도 하지만, 뇌나 눈 부위로 바이러스가 전이될 경우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교수는 “레슬링 선수들은 경기 중 머리와 목을 서로 고정한 자세로 오래 버티기 때문에, 한쪽 측면에 물집이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격투 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발병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승룡 기자 bbhh010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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