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현대사회 조화롭게 갖춰야 할 덕목”
박진하 전교 “모든 예절의 근본은 효에서 출발”
인·의·예·지·신 사회문제 해결할 가치 교육 돼야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핵가족화 되면서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진 지 오래다. 조선시대를 지배해 온 유교정신은 너무 먼 얘기고 현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옛것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오늘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믿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근원이 흔들리면 사회는 불안해진다. 유교정신을 답습하자는 것이 아니라 조상들이 추구한 사고에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옥천향교 박진하 전교가 전하는 메시지는 잊혀가는 것들의 새로운 깨우침이었다.

박진하 전교
박진하 전교

 

박 전교는 부생아신(父生我身)하시고 모국아신(母鞠我身)이로다(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셨다)는 ‘사자소학’의 첫 구절을 들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우리를 있게 하고 키워 준 부모에 대한 효가 점점 사라져 가는 현대사회에서 효의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며 “모든 예절의 근본은 효에서 출발하고 학생들에게 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의·예·지·신이라는 유교의 기본 사상을 현대사회에 적합하게 인용해 교육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유교정신이 경직된 사상이 아니라 현대사회에 조화롭게 갖춰야 할 덕목으로 자리한다면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오는 10월 9년의 전교 임기를 마친다. 현재 충북향교재단 이사장, 전국향교재단이사장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태종 7년에 창건된 충북도 유형문화재 97호

충북도 유형문화재 97호인 옥천향교(옥천순 옥천읍 향수 8길 8)는 조선시대 태종 7년에 창건됐다. 조선시대 지방의 교육기관인 옥천향교는 임진왜란으로 소실됐다가 중건됐다. 1961년 복원하고 1974년 보수하면서 붉은색 칠을 한 나무문을 세우면서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옥천향교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홍살문이 보인다. 홍살문 옆에는 하마비가 있다.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皆下馬(누구든지 이 앞을 지나갈 때는 말에서 내려서 걸어가라는 뜻)란 글귀와 비석 아래 물고기 문양이 희미하게 보인다.

 

전학후묘로 앞쪽에는 교육기관인 명륜당이 외삼문 없이 바로 보인다. 뒤쪽으로는 문묘의 제사 기능을 담당하는 대성전이 배치돼 있다.

세종 22년에 지었으며 임란 때 소실됐다가 복원된 명륜당은 유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강당으로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맞배지붕이다. 입구가 없고 명륜당 밑으로 입장하는 특이한 구조다.

 

홍도당은 유생들의 기숙 공간이다. 과거 이곳에서 유생들이 먹고 자면서 공부했다. 내삼문은 명륜당과 대성전 사이에 있다. 그 안으로 동무, 서무가 있다.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해 우리나라와 중국 유학자의 위패를 모신 장소다. 이곳에는 중국 5성, , 승조 2현과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사주문은 기둥 4개를 설치한 문이고 대성전과 고직사를 연결한다. 이곳은 관리인의 거처다.



 

 

△문묘와 강학의 기능을 하던 곳

향교는 문묘와 강학의 기능을 하던 곳이다. 대성전에서는 봄, 가을 음력 초하루(삭)와 보름(망)에 공자를 비롯해 25분의 성현에 대해 분향례(봉심례)를 올리는 석전대제가 진행된다. 이날은 향교에 소속된 장의들이 예를 표한 후 유학관련 교육과 향교 관리 차원에서 운영, 보수 등에 관한 협의가 진행된다.

옥천향교 석전대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옥천향교 석전대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명륜당의 강학 기능은 시설의 노후화로 제한적인 교육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향교의 강학 기능은 여전히 존재한다. 삼양초, 죽향초, 장야초 등 초등학생 대상으로 한 전통예절 교육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향교에 소속된 장의들은 학교에 찾아가 선비들의 정신자세는 물론 도포, 유건을 직접 착용하고 공수(배꼽인사), 배례(절) 등을 전하고 있다.

 

성인들 대상으로는 ‘명심보감’이나 ‘논어’에서 발췌한 내용을 공부하거나 시조창을 배우는 기회가 주어진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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