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작품성 관통하는 ‘서사’ 찾기 어렵고 웅혼한 기상 안보여
춤도 내면의 섬세함 못 담아... 무용수 숫자도 태부족, 무대 허전
공연장 주변 소음, 과다한 대사도 문제... ‘브랜드 공연’ 정착 고민

공주시가 올해 대백제전 기간중 내보인 창작뮤지컬 '웅진판타지아'는 음악 무대 춤 대사 등 전반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는 평가다.
공주시가 올해 대백제전 기간중 내보인 창작뮤지컬 '웅진판타지아'는 음악 무대 춤 대사 등 전반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는 평가다.

올해 대백제전 기간의 공주시 창작뮤지컬 웅진판타지아는 ‘5억원짜리 어린이극이라는 냉소가 나올만큼 음악, 무대, , 대사 등 전반에서 함량미달 논란을 부른다. 13일자 10

모 대학 A교수는 17웅진판타지아는 말 그대로 판타지아. 마다 컨셉트에 맞는 판타지가 보이지 않았다백제와 무령왕의 두 줄기를 관통하는 극적 서사를 찾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공연예술 장르에서 음악과 춤은 관객의 감정을 움직여 극의 의미와 보편적 매력을 전달하는 강력한 장치다.

이번 작품에서 음악은 왕의 위대한 업적을 느끼게 하는 전율과 가슴을 울리는 웅장하고 장쾌한 비장미를 거의 드러내지 못했다.

특히 합창곡은 전체적으로 밋밋하고 가벼운 느낌에 음악을 통한 시대성 반영에 미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동까지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대중적 접근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놓지만 무령왕의 여정을 통한 대백제의 완성과 서사적 긴장, 웅혼한 기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소박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 같아 작년보다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세련된 안무와 유려한 춤사위로 관객의 시선을 흡인해야 하는 춤도 깊이와 감동 없이 허전했다.

연극 연출 전문가 B씨는 무용수 숫자라도 물량공세를 펼쳤다면 나았을텐데 고작 5~6명이 큰 공간을 메우려다 역부족만 노출시켰다. 내면의 섬세함을 담지 못한 어설픈 안무도 무대를 더욱 빈곤하고 초라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극의 주제에 혼란을 준 일부 대사도 문제가 됐다.

첫머리에서 왕이 왕비에게 특정 문제를 힐난하듯 다소 거친 어투로 말하고, 왕비는 관여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대하는 등 위대한 왕을 알리려 한 작품의 본질에 상처를 줬다.

완전 개방형인 주무대를 공연 장소를 택한 것 역시 패착으로 꼽힌다.

오픈된 세트는 휴대폰 터지는 소리, 주변 인파와 소음, 불빛 등에 적나라하게 노출돼 몰입을 방해했다. 적절한 완충지대와 가이드 라인으로 출입 및 접근을 통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대 배경 스크린의 영상이 잘 투영되지 않고, 사이즈가 작아 수시로 잘리는 등 백드롭도 시종일관 답답했다.

세계로 통하다였던 대백제전 주제가 무색하게 대사를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인이 곧바로 일어나 퇴장하는 사례도 적잖았다. 뮤지컬 특성인 몸짓과 소리(음악)보다 대사가 지나치게 많았던 탓이다.

시나리오를 비롯해 작년에 만든 음악과 의상 소품 등을 웬만큼 재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 만들어 쓴데 따른 예산낭비도 문제로 지적된다.

뮤지컬은 정해진 시공간 내에서 인과 관계로 이어지는 연속적 내러티브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 안에 시대를 초월한 극적 요소들을 결합시켜 관객들이 스며들게 해야 한다.

올해 웅진판타지아는 무령과 대백제의 두 줄기에 관객을 혼입시켜 이끄는데 실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이 작품을 백제문화제의 상징 브랜드 공연으로 키우겠다고 한 공주시가 향후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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