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지난 3년간 전 세계를 뒤덮었던 검은 코로나 역병시대가 끝나 억눌렸던 일상이 회복되면서, 주요 노선의 항공권 고공행진 및 매진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모아 둔 여윳돈을 만지작거리며 이곳 저곳 관광지를 찾아보며 먼 길 떠날 채비를 하는 단체와 개인들의 행복한 고민도 종종 보게 된다.

어디로 떠날 것인가? 글로벌 무국경 시대에 관광객들이 생각하는 매력적인 나라와 도시는 어딜까?

지난 10월초 320만명의 독자를 확보, 고소득자층을 겨냥해 발행되는 미국 굴지 여행전문잡지인 콘데나스트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er)가 50만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국가 및 도시 결과 순위는 여행 수요자들 뿐 아니라 경쟁력있는 관광정책을 고민하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꼽힌 10개국은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아일랜드, 뉴질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이스라엘, 노르웨이, 스위스 등으로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2위에서 올해 1위로 등극, 세계에서 몰려드는 엔화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잃어버린 30년’ 경제 회복 청신호가 관광분야에서 먼저 오른 듯 하다.

엔화약세 탓도 있지만, 일본은 지난1월부터 8월까지 130여만명의 미국인들이 방문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데다 2024년 미일 관광교류의 해로 예고된 만큼, ‘굴뚝없는 달러벌이’가 당분간 기대되는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10대 대도시는 싱가포르, 도쿄, 서울, 케이프타운, 시드니, 코펜하겐, 오슬로, 벤쿠버, 멜버른, 에든버러 순으로 선정돼, 싱가포르와 도쿄 서울 등이 나란히 상위 랭킹을 차지하는 등 아시아 대도시들에 대한 기대감들이 컸다.

서울은 경복궁 등 아름다운 궁궐과 북촌 한옥마을의 전통 찻집과 갤러리들 및 미용 패션 호텔 등 쇼핑 환경이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도시의 매력은 건축의 경이로움 및 교통인프라 등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시설과 기능을 바탕으로 예술과 역사가 풍부한 문화허브로서 기능 및 즐길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보장된 대형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풍부한 곳 등으로 나타났다.

독자들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도시 10개는 캐나다 빅토리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멕시코 산미겔데알렌데, 멕시코 푸에르토바야르타, 과테말라 안티구아데과테말라,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포르투갈 포르투, 벨기에 브뤼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크로아티아 드부르브니크다.

수도권이외 각 지자체에서 국제 관광시장에 내놓을 정책을 고민중이라면, 세계 10대 소도시들의 현재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멕시코의 경우 두 도시가 선정됐다는 것도 특이하다.

두 도시 모두 멕시코 인기 관광지이지만, 산미겔데알렌데는 역사적인 마을로, 좁은 골목길, 화려한 건축물, 활기찬 예술과 문화 현장으로 유명하며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해변도시로서 아름다운 리조트와 야외 활동 등으로 차별화되고 있다.

세계의 매력적인 소도시들이 갖는 공통된 특징은 전통문화의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축물과 정겨운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삶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건축물과 거리,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소비하면서도 현대적 편의와 여행의 안락함이 있다는 것이다.

호수와 바다, 산 등 사람들이 널리 알려진 우수한 자연 경관이 많은데다 전통 예술과 공예품뿐 아니라 현대미술 등 문화 향기가 분명하고, 쇼핑과 식당 등을 통해 차별화된 지역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여행자들이 가고 싶은 관광지, 곧 지자체가 수립하는 관광정책의 대상이며 목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단순히 관광지를 구경하는 것을 넘어, 그 장소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 깊은 경험과 만족감을 추구하고 있다.

여행잡지의 베스트 어워드 여행지 선정결과에서 보듯, 언제라도 기억을 소환할 수 있는 상징성이 분명한 문화와 건축 및 명소, 편리한 공항과 우수한 교통망, 저렴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음식 및 숙박, 안전하고 친절한 나라 및 도시는 여행자들이 생각하는 기본 중의 기본 요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