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확진 27건으로 늘어…5개 시도서 발생

소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의 한 축산농가에서 23일 방역 요원들이 출입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소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의 한 축산농가에서 23일 방역 요원들이 출입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의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24일 닷새간 확진 사례가 27건 나왔고, 발생 지역도 점차 넓어지며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항체가 형성되는 3주간은 확진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 기간 확산을 최대한 막기 위해 방역을 강화한다.

24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확진 건수는 모두 27건으로 늘었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지난 21일 3건, 22일 6건, 전날 7건, 이날 10건 등으로 확진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발생 지역도 첫 사례가 나온 충남뿐 아니라 경기, 충북, 인천, 강원 등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중수본은 애초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확진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난 22일 충북 음성군에 이어 이날 강원 양구군 등에서도 발생하며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럼피스킨병 바이러스가 이미 발생한 주변국에서 지난달 국내로 유입됐으나 뒤늦게 확인된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축산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는 지난달 국내로 들어왔으나 앞선 국내 사례가 없다 보니 신고가 늦어지면서 확인이 지연돼 더 많이 번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정황근 중수본 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에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3주 걸리는데, 그때까지는 상당히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백신을 신속히 접종하고, 항체가 형성되는 3주간은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 방제 등의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방역과 관련 "가축 전염병은 무엇보다 초기 진압이 관건으로, 더 이상의 확산·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신속히 총력 대응하겠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확진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농가의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호성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 위원장(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은 "잠복기를 고려하면 최소 2주까지는 이전에 감염된 소가 양성으로 나타나는 시기"라며 "확산이 덜 됐기를 기대하지만, 일정 기간 양성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은 축산 농가에서 매일 소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신고하는 일"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체되면 확산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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