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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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최근 100년 만의 노다지! 꿈의 비만약 위고비로 전 세계가 난리이다. 노보노디스크사의 위고비는 당뇨치료제 개발 중 높은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나 비만치료제로 변경해 2021년 미국 FDA 허가를 받은 행운의 약이다. 위고비는 인슐린을 유도하는 GLP-1이 혈당을 감소시켜 포만감을 높여 식욕을 억제하는 약으로 기존 제품과 달리 주 1회 주사로 15% 체중감량 효과가 있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같은 계열 약으로 일라이릴리사 마운자로가 있다. 이들 약물의 열풍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 134조원을 전망하고 있다.

비만은 질병이다. WHO는 비만은 체형 문제를 넘어 사망률을 높이는 질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은 체지방이 과다 축적돼 체중이 증가한 상태로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영양과잉 섭취에 의한 에너지 불균형으로 일어난다. 내장지방 축적이 심한 복부비만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관상동맥질환, 뇌졸증, 지방간 등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여 만병의 근원이 된다.

비만치료제는 약물 작용방식에 따라 식욕억제제, 지방흡수억제제, 열생성촉진제, 포만감유도제(GLP-1유사체)로 나눈다. 식욕억제제는 뇌시상하부에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약이다. 지방흡수억제제는 지방분해효소 작용을 억제해 중성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이다. 열생성촉진제는 대사를 촉진 시켜 많은 열량을 소모하도록 하는 약이다. 포만감유도제는 뇌의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장관 운동저하로 포만감을 유지시켜 체중을 감소시키는 약으로 위고비, 마운자로, 삭센다가 있다.

비만치료제들은 대부분은 부작용이 있으며 투약 중단 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온다. 부작용으로 식욕억제제는 중독성이 강한 항정신성 약물로 불안, 초조, 혈압상승, 두근거림, 불면이 유발된다. 지방흡수억제제는 지방흡수 방해로 항문에서 지방이 물처럼 흐르는 기름변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 열생성촉진제는 심박증가, 두근거림, 불면이 유발된다. GLP-1유도체는 복통, 메스꺼움, 구토가 유발된다. 약물이 효과가 없는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이 있지만 매우 위험하고 부작용도 심하다.

체질량지수(BMI)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m)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 여부를 결정한다. BMI 18.5~23은 정상, 23~25는 과체중, 25~29.9는 경도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BMI가 정상인데도 비만이라 여기고 피골상접한 몸매를 원해 다이어트를 하고 비만약을 찾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 동서고금 인물화 속의 여인들은 후덕한 얼굴,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가져 요즘 기준으로 보면 고도비만이다. 중국 최고 미인인 양귀비는 체구가 둥글고 살찐 여자로 묘사되어 가냘픈 체형의 요즘 미인상과는 다르다. 조선의 화폭 속의 미인상은 보름달처럼 둥근 얼굴에 후덕한 턱선으로 요즘 유행인 브이라인 턱선과는 거리가 멀다. 먼 훗날 21세기 여성들의 몸매를 평가한다면 당시 식량난으로 대기아가 있었나? 왜 그리 깡말랐지? 할 것 같다. 연구에 따르면 BMI 22.6~27.5가 가장 건강하고 사망 확률이 낮으며 BMI 15이하 저체중은 사망 확률이 2.8배나 높다. 암환자 경우 BMI가 높은 환자가 항암제의 독성과 부작용을 잘 견딘다는 연구도 있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위고비가 비만자에게 행복을 주는 기적의 약이지만 200만원이 넘는 고가로 위장관 부작용 위험 때문에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고 있다. 비만자에게 약물치료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최선의 방법은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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