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이야기가 있는 집 꿈의 공간 소담재
충분히 대접받는다는 느낌으로 힐링 시간 가져
편안하게 힐링하려는 사람들 발걸음 이어져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편안한 공간으로 공유되길”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

누가 깃들어 있느냐에 따라 어떤 공간은 새롭게 탄생한다. 주인의 손길에 따라 버려져 있던 장소도 따뜻하고 정갈한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그렇게 손이 많이 간 장소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소담재가 그런 곳이다. 웃음과 이야기가 있는 집 소담재에 들어서면 정갈하고 아늑하다는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꿈꾸는 공간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아닐까.



청주시 상당구 수영로 210번길 13에 위치한 소담재(대표 조찬숙 60·사진)는 찻집이다. 7년 전 2층 빌라를 매입해 리모델링을 시작해 문을 열었다. 조 대표는 마당에 덧대 있던 시멘트를 걷어내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두 그루 감나무에 잘 익은 대봉이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화살나무, 소나무도 눈에 띈다. 하나하나 직접 골라 심고 가꾼 마당에는 구절초며 국화 등 가을꽃이 한창이다. 마당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가드닝으로 편안함을 안겨줬다.

출입문으로 들어가기 전 데크 위 탁자는 선선한 가을바람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한잔의 차와 마당이 있는 공간은 그야말로 여유로움이 넘친다.

출입문으로 들어서면 갖가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옷과 소품, 작은 액자에 담긴 꽃수는 탄성이 절로 난다. 하나하나 모두 작품이다. 10여년 동안 취미로 해온 조 대표의 프랑스 자수는 전문가 수준이다.

차 한 잔을 주문하고 실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소품들을 감상하는 일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과하지 않은 잔잔한 꽃수의 매력에 빠져 이것저것 보고 있노라면 다과와 차가 나온다.

이 집의 메뉴는 전부 수제로 만든다. 다 만들어 판매하다 보니 다양한 메뉴를 내놓지는 않는다. 소담재의 주메뉴는 쌍화차, 대추차, 수제요플레, 구기자차, 꽃차 등이다. 차와 함께 사각도자기에 꽃과 나뭇잎으로 플래이팅 된 다과는 충분히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소담재는 원래 잣죽을 주메뉴로 하는 브런치 카페였다. 당시 손님이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2년 전 찻집으로 전환했다. 조 대표는 나이 들어서도 일하고 싶어 공간을 만들고 꾸몄지만 너무 무리하게 하다보니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찻집으로만 운영하게 되면서 예전처럼 손님이 밀려들진 않는다. 대신 소담재에서 편안하게 힐링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같이 손님이 많이 오지 않는 대신 이곳에서 또 다른 기쁨을 누린다는 조 대표는 “오신 손님들로부터 잘 대접받고 쉬어간다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하고 보람 있다”며 “이 공간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분들이 인연이 되어 공간을 공유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멀리서 힘들게 찾아오시는 한분 한분이 소중하고 그분들 때문에 감동을 받기도 하고 감사한 맘으로 문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소담재에는 실내 곳곳에 생화가 놓여 있다. 손님이 오지 않을 때에도 사계절 꽃이 있다.

그는 “손님이 없을 때 꽃수를 놓는 데 그 시간이 행복하고 충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힘닿을 때까지 이곳을 가꾸며 정말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편안한 공간으로 공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의 손길에 의해 공간이 만들어지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이 사람을 우아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느낌을 이곳 소담재에서 알게 됐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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