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2023년 10월 2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우리나라 마지막 주자는 우승을 직감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에 도취된 그 순간 우리나라 선수의 전매특허인 스케이트날내밀기를 한 대만 선수에 우승을 빼앗겼다. 그 차이가 0.01초였다.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 통과 직전 두 팔 들어 금메달세리머니를 미리 한 게 화근이었다. 역전우승을 이룬 대만 선수는 상대가 축하하는 동안 여전히 내가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100분의 1초 차이 승리라니, 이건 정말 기적이라며 기뻐했다.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선수는 뼈아픈 경험으로 인생의 큰 교훈을 느꼈을 것이다. 금메달도 금메달이지만 동료선수 2명에게 절호의 기회였던 병역특례의 기회까지 박탈시킨 빚을 어찌하랴. 교만하지 말라는 말이 헛된 것이 아닌 진리이고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이번 경기를 보며 더욱 깊게 느끼게 된다. 칼날내밀기(Kicking out)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500m 준준결승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준결승에 진출했던 때부터 나온 기술이다. 가장 불리한 5번 레인에서 출발한 황대헌은 4바퀴 반을 도는 레이스 막판까지 5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마지막 코너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순식간에 앞서가던 선수 셋을 제쳤다. 육안으로는 카자흐스탄가 2위, 황대헌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처럼 보였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순위가 뒤바뀌었다. 황대헌은 결승선에서 칼날내밀기(Kicking out)를 성공해 0.007초 차이로 따돌리고 준결승 진출권을 따낸 것이다. 스케이트 칼날내밀기는 결승선을 앞두고 앞선 발을 쭉 뻗어 몸보다 스케이트 칼날이 결승선에 먼저 닿게하기 위한 전략이다. 언뜻 보면 쉬워 보이지만, 체력이 고갈된 레이스 막판 사력을 다해 한 발 더 디뎌야 한다는 점에서 침착성, 체력, 집중력이 필요한 고급 기술이다. 결승선 통과 순서는 스케이트날이 기준이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김동성이 막판 칼날내밀기로 세계 1위 리자준(중국)을 0.053초 차이로 제치고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같은 대회에서 전이경이 여자 1000m에서 중국의 양양을 0.57초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칼날내밀기는 당시엔 볼 수 없었던 신기술이라서 세계 빙상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 칼날내밀기는 각국에서 집중 훈련해 보편화됐다.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 는 속담이 있다. 상대는 생각지도 않거나 아직 고려중인데 당사자 본인은 미리부터 다 된 일로 착각하고 곧바로 행동해버린다는 말로, 쉽게 풀이하자면 상대는 생각도 않거나 아직 생각 중인데 가능성도 없는 일에 혼자 기대를 하는 것을 비꼬는 의미의 속담이다, 한마디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결과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마라는 의미이다. 서양격언에 ‘사람이 인생 항로에 나서는 순간 첫째로 알아두어야 할 사실은, 인생이라는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순간까지 결코 책장을 덮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인생이란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또 너무 쉽게 결론을 내려도 안 된다는 뜻이다. 즉 한순간 한순간을 새로운 의미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교훈이다. 서경(書經)의 여오편(旅獒篇)에 나오는 말로 위산구인 공휴일궤(爲山九仞 功虧一簣)라는 말이 있다. 아홉 길 높이의 산을 쌓아 올리다가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서 그간의 공이 무너져 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거의 성취한 일을 중단하여 오랜 공로가 아무 보람 없이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마지막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것을 말한다. 성공이란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인생이란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또 너무 쉽게 결론을 내려도 안 된다는 뜻이다. 즉 한순간 한순간을 새로운 의미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교훈이다. 마지막순간까지의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성공은 손쉽지 않은 법이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차근차근 시작함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천릿길의 시작은 한 걸음부터이지만 그 길의 완성 또한 마지막 한 걸음을 잘 걸어야 하는 것이다. 성공이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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