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유원대 교수

백기영 유원대 교수

[동양일보]최근 도시방재 분야에 회복탄력성 개념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리질리언스(resilience)라는 말은 생태학적인 측면에서의 교란이나 변화에 대해 수용력 또는 회복력을 가리킨다. 홍수, 쓰나미 등 여러 가지 교란을 흡수해서 전과 다름없이 기능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말하기도 한다. 기후변화와 재난 재해 등의 위협 요인들이 도시에서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는 쉽게 예측되거나 이해될 수 없으며, 대응에 한계를 안고 있다. 그래서 복잡다단한 충격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회복할 수 있는 사고로 전환이 요구된다. 재난으로부터 도시 리질리언스를 강화하기 위한 기능적 목표로 내구성, 대체성, 신속성, 자원동원력이 강조된다. 재난 재해 대응에 회복탄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본다.

첫째, 재해ㆍ재난에 강한 도시구조 및 방재형 도시계획을 추진해야 한다. 총체적인 도시공간의 회복력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 저감 및 대책을 도시ㆍ지역계획 등 모든 개발계획에서 과감히 수용하고, 지구온난화 및 열섬현상 저감 대책을 종합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각종 자연재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목표하에 재해에 강한 도시공간구조 및 도시시설물을 방재적 관점에서 계획하고, 재난 재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재, 위기관리, 구조시스템을 종합적 관점에서 구축해야 한다.

둘째, 시설 간의 연결성과 다원적 기능 증진도 중요한 회복탄력성 요소이다. 도시의 생태적 연결성 강화를 위해 도시 녹도 확보를 통한 생물다양성 증진과 도시 내 하천 수문의 완충작용 및 안정화, 보행로 개선, 레크레이션 공간, 문화자원의 연결성 등을 증진해야 한다. 시설의 다원적 기능 증진을 위해 토지이용이 특정 이용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간 또는 계절에 따라 야생동물의 보존, 문화 활동, 레크레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공유하며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도로가 자동차 이동이라는 고유의 기능뿐만 아니라 우수유출 저감, 자전거 및 보행로 확보, 야생동물 서식처,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도록 계획하고, 기존의 기반 시설과 새롭게 조성된 생태 시스템이 결합한 복합적 기능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은 좋은 사례이다.

셋째, 도시회복력 향상을 위한 시설 조성 기법을 적용해야 한다. 교통시설로 도로의 경우 배수 체계를 개선하여 도시 홍수에 대응하고, 친환경 포장 공법을 적용하여 폭염시 온도 저감, 폭우 시 지하 침투 성능 강화, 폭설 시 결빙 방지 등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 학교, 체육시설, 공공청사는 재난 재해 피해가 있을 때 임시 보호시설과 대피시설로 활용되어야 하고, 운동장은 지하공간을 저류시설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원과 광장 등에 폭염저감을 위한 그늘막, 벤치 등을 도입하고, 건축물은 온도 저감, 물순환 등의 회복력 향상 효과를 강화해야 한다.

넷째, 도시회복력 평가 지표를 개발하여 활용해야 한다. 도시 안전 계획에 있어 회복탄력성을 고려한 공간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지역안전도 진단 및 방재계획에 있어 토지이용의 내구성, 대체성 등을 목표로 공간 데이터 기반의 회복탄력성 평가 지표를 만들어 활용하자는 것이다. 도시회복력은 재난 재해로부터 충격과 스트레스를 잘 흡수하고 적응하는, 안정성, 적응력, 전환 능력 등을 주요 요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

다섯째, 시민의 안전 수요 증대와 안전 참여 방식도 확대되어야 한다. 훼손된 환경에 대한 사후관리를 사전예방적 환경 보전대책으로 전환하고, 환경권 보장을 위하여 훼손된 환경을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 그대로 복원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정립해야 한다. 도시 안전 문제를 시민들의 참여와 연구, 실행을 연결하는 도시방재 리빙랩이 운영되고 있는데, 리빙랩을 통해 시민들이 제안한 대안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도 중시되어야 한다.

도시와 지역은 외부적 충격에 대한 저항성, 외부적 충격으로부터 복원 능력,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능력으로서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 재난 재해로부터 회복력이 강한 도시, 탄력성을 키우는 지역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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