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휘 청주자생한방병원 원장

김문휘 청주자생한방병원 원장

[동양일보]벌써부터 아침, 저녁이면 예상치 못한 찬바람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 때가 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질수록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척추를 감싸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수축해 척추 신경이 받는 압박이 늘어나면서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 중앙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퇴행성 변화로 인해 좁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협소해진 척추관이 신경을 누르면서 허리에 통증을 일으키고 엉덩이와 다리에 당김, 저림 등 신경증세를 유발한다. 증상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와 유사해 자주 혼동되고는 한다. 그러나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느껴지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허리를 뒤로 젖혔을 때 아프고 구부리면 완화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하루아침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 인대,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이 진행되다가 증상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척추의 퇴행을 막아주는 것이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먼저 올바른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은 척추 건강을 지키는데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요소다. 허리를 곧추세워 앉으려 해봐도 얼마 못 가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지만 척추가 받는 부담을 줄이려면 의식적으로 자세를 고쳐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외에 장시간 양반다리를 하거나 쪼그려 앉은 자세는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이 크므로 피하는 것이 좋으며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드는 행동도 척추관협착증에 좋지 않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부터는 몸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되도록 외부 활동을 삼가고 외투 안에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체온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을 막는다. 온찜질, 샤워, 반신욕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척추 강화에 운동이 좋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게 되면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역효과를 부르기 쉽다. 때문에 운동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에 진행해야 한다. 치료를 통해 통증과 기능장애가 어느 정도 개선된 이후에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걷기, 조깅, 수영 등 유산소 전신 운동이 도움이 되며 운동 중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각 활동을 멈추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약침, 추나요법, 한약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한다. 뼈의 퇴행을 예방하고 신경의 재생과 회복을 돕는 약침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약침의 효과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를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연구팀이 인위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을 유발한 쥐들에게 ‘신바로2’ 약침을 투여한 결과, 손상됐던 척수구조가 회복됐으며 보행능력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의사가 직접 비틀린 관절, 근육, 인대를 올바르게 교정해주는 추나요법을 통해 척추 신경이 받는 압박을 줄여주면 척추관협착증의 증세를 더욱 호전시킬 수 있다. 손상된 신경의 재생과 강화를 돕는 한약을 처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환자가 얼마나 자신의 생활습관에 신경을 썼는지에 따라 경과가 확연히 구분된다. 꾸준한 관리가 치료 이후 효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자신의 척추 상태와 평소 습관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진다면 척추관협착증을 극복하고 척추 건강을 오래도록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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