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선 충북대 의대 명예교수

엄기선 충북대 의대 명예교수

[동양일보]“오송은 다섯그루의 소나무를 뜻한다”라고 외국인 학자에게 설명하였더니 오송이라는 지명을 아주 쉽게 이해하고 머리를 끄덕였다. 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이 이 곳에 머무르며 후학을 가르치던 중 음양오행설에 심취하여 소나무 5그루를 심은 것이 지금의 오송이라는 지명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한 ‘오송역’은 국토균형발전을 견인하는 중추역으로 잘 자리매김 하였지만 1921년 당시의 옛 오송역은 역원도 없이 가끔씩 비정기 열차만 오가는 작은 간이역이었고, 한 때 폐역이 된 적도 있었다 한다.

우리나라에 이른바 고속철도시대가 열리면서 오송역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역일 뿐만 아니라 경부와 호남고속철도의 분기역이기 때문에 국가 X축 철도의 중심이 된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오송역사를 하늘에서 보면 웅장한 X자 모양을 하도록 지어졌다.  

오송생명과학단지(OSONG BIOVALLEY)는 국가차원의 산업단지이다. 1997년부터 조성을 시작하여 2008년에 완료함으로써 산·학·연·관 관련 기관이 단지내에 위치하여 명실공히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바이오산업 전문 단지로서 세계적인 바이오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오송에서 ‘제4차 기생생물자원에 관한 국제회의(ISPR, 대회장 엄기선)’를 개최 하였다. 팬데믹 기간에도 매년 개최했던 이 회의는 올해로 4번째 행사가 되었는데 기생생물자원산업의 발전을 위한 10개국 24개 연제가 발표 토론 되었다. 

특히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제적 저명인사를 초청하였다. 영국의 데이빗 롤린슨 박사는 대영박물관 과학자로 '변화하는 세계와 기생생물-생명연구자원 수집의 중요성과 새로운 바이오뱅크'를 주제로 강연했다. 미국의 바실 트카치 박사는 노스다코다 대학 교수로 '기생 생물과 세균병원체-네오리켓치아균의 전이'에 관해 강연함으로써 기생생물자원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였다.  

이러한 기생생물자원관련 과학 활동을 고취하고 격려하기 위하여 새로운 상도 올해 새로 제정함으로써 제1호 수상자(채종일 서울의대명예교수)를 배출하였다. 기생생물세계은행이 수여하는 이 상은 ‘명헌노올당 국제협력상’으로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헌신한 의인 고 임한종 교수와 고인의 학문에 대한 유지를 받들어 기생생물자원을 산업화하는데 노력한 제자 엄기선 기생생물세계은행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든 상이다.

바이오산업은 성장 잠재력과 파급력이 큰 미래 핵심 산업으로 충북도에서는 다양한 바이오분야 중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글로벌감염병 이슈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기생생물자원의 소재화산업에 관심을 갖고, 2020년 국내최초 사단법인 기생생물세계은행(IPRB)을 출범 시킨 바 있다.

현재 충북도는 기생생물자원과 관련해 국제공동 연구사업을 지원하는 한편 기생생물세계은행이 국제표준 기생생물 지원 R&D 허브' 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기생생물세계은행 구축과 국제학술 심포지엄 개최 등의 사업에 행재정적 지원과 협력을 하고 있다.

한편 충북도는 희망사업으로 차기 국제열대의학말라리아학회 (ICTMM 2028, International Congress for Tropical Medicine and Malaria)를 오송에 유치할 수 있도록 지난 3년간 공을 들여 오송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 

이 국제회의는 국제협회연합(UIA: 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 인정 기준 ‘A TYPE’ 국제회의에 해당되는 학술대회로서 전문국제기구에 의해 주최되는 회의인 만큼 오송에 건설중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기 손색이 없는 규모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1958년 벨기에 브뤼셀을 시작으로 4년 마다 개최되는 이 국제학술대회는 워싱턴, 캘거리, 마드리드, 마르세유, 암스테르담, 이스탄불, 브리즈번 등 세계 여러 유명도시에서 개최된바 있다. ICTMM은 열대의학과 말라리아에 관한 최신 연구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플랫폼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회의라 할 수 있다. 

충북도의 ICTMM2028 ‘오송’유치 성공은 2024년 9월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에서 개최되는 연맹총회에서 이루어질 유치활동의 적극 지원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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