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희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의약관리팀장

[동양일보 동양일보 기자]지난 4월 대전지역 스쿨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가해자가 전직 공무원임을 알 수 있다. 지속되는 보도자료 속 가해자 ‘A씨’로 표현되던 신상은 가해자가 전직 공무원임이 밝혀진 이후부터 모든 언론에서 일제히 ‘전직 공무원 A씨’라는 표현으로 보도됐고 이후 재판 결과 보도 내용에도 이러한 표현은 빠지지 않는다. 현직 공무원도 아니고 보도되는 A씨의 나이를 보면 퇴직한지도 여러 해 지났을 것으로 추측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에 대한 도덕성과 청렴에 대한 기대치는 높고 공무원의 인생 전체로 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서‘청렴’이란 과연 언제부터 있었던 개념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청렴은 옛날 공직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요구되는 가치이자 덕목이었다. 다만 과거 역사 속 청렴은 ‘청빈’과 연관되는 개념이 강해 성품이 깨끗하고 재물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강조됐다. 관직수행 능력과 함께 청렴, 근검, 도덕 등의 덕목을 겸비한 관리를 선정했던 조선시대‘청백리’제도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부와 명예는 개인의 능력에 따른 결과라는 인식이 강한 현대사회에서 ‘청렴을 위해서는 청빈해야 한다?’는 옛말일 뿐이다. 요즘 공무원들에게 청빈한 삶을 강요한다면 아마도 젊은 퇴직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가뜩이나 워라밸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 충분한 보상이나 동기부여 없이 공무원으로서의 도덕성과 사명감만을 바탕으로 희생과 더 높은 청렴 수준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청렴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는 지켜져야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청렴에 대한 인식 또한 조금씩은 탄력적으로 변화돼야 할 것이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규정돼 있다. 이는 꼭 공무원에게만 해당 되는 의미는 아닐 것 이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매년 의무적으로 청렴 교육을 받고 청렴의 중요성, 당연성을 항상 듣고 생활하는 반면 일반 시민들은 청렴에 대한 소극적 개념인식으로 청렴을 공무원의 전유물로만 여기는 듯 하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청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가 변화되어야 개인의 능력에 맞는 성과의 분배와 능력 중심의 성과 배분을 토대로 공정·정의·공공성 강화 등의 가치가 존중받고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공무원에게 평생에 걸쳐 당연하게 요구되어지는 도덕성과 청렴의 가치가 일반 시민들에게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요구 되어지고 받아들여져야 할 당연한 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도덕성과 청렴함이 공무원의 전유물이 아닌 이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 모두가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가치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시대에 발맞춘 청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는 우리 사회가 청렴이 존중받고 청렴한 사람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청렴한 세상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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