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철 충남서북본부장

장인철 취재부 부국장/서산·태안지역 담당
장인철 취재부 부국장/서산·태안지역 담당

 

[동양일보 장인철 기자]오는 11일은 28회 농업인의 날이다.

또 빼빼로데이다.

쌀소비촉진을 위한 가래떡데이기도 하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토(土)자를 이룬 십(十)과 일(一)을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 11월11일을 1964년 농업인의 날로 제정했다.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점도 고려됐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힘쓴 농업인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농업인의 날과 이날 전국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농업인의 날 행사가 농민들에게는 큰 의미로 닿지 않는다.

농업생산비 폭등과 자연재해, 농산물값 불안정 등으로 농민들이 어느 때보다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소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자식같은 소를 살처분당한 축산농민들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농한기로 접어드는 여유는 이제 옛말이다.

출산보다 사망이 앞지르는 초고령화사회, 소멸위기의 벼랑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 농촌의 현주소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농민과 농촌을 위협하고 있지만 대응 시스템 구축은 언제나 한 발 늦는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농촌과 농민의 영향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빼빼로데이에 맞서는 가래떡데이같은 일회성 임시처방이 아닌 지속가능한 정책마련을 농민들은 원한다.

비어가는 농촌의 희망인 청년농민과 소멸위기의 지방과 농촌의 버팀목인 여성농업인, 고령농민에 맞는 세대별, 지역별 맞춤형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올해 농업인의 날은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농업인들이 바라는대로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해 진정성있게 해법을 찾아나서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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