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식 베스티안 재단 이사장

김경식 베스티안 재단 이사장

[동양일보]지난 10월 17일(화) 베스티안병원의 아프가니스탄 닥터 칼리드(Dr.Azizi Mohammad Khalid) 가 우리병원에서 수련을 받았던 모잠비크 켈리만 병원의 닥터 다알리아(Dr. Dalia Muanatia Artur Ussene) 에게 ‘화상(火傷)치료’에 대한 온라인 화상강의를 실시했다. 두 시간 정도 화상치료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강의했다.

전 세계 화상 환자의 치료를 위한 베스티안의 도전이 또 한 번 빛을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바처럼 닥터 다알리아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6개월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에서 주관하는 연수사업인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 임상 과정'의 일환으로 베스티안병원에서 화상치료에 대한 교육을 받은 바 있다. ‘아프리카에도 화상 환자가 많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던 다알리아는 지금까지도 중증 화상 환자가 발생하고 수술 방법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문덕주 병원장과 닥터 칼리드를 찾는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컨설팅 사업의 도움을 통해서 컨설팅해 주는 개념이지만, 그 이상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어떠한 수술 방법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제안과 진행 상황에 따른 조언까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닥터 칼리드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로 한국에 오게 되었으며, 베스티안병원에서는 2022년부터 가족과 함께 충북 오송으로 이사를 와서 일하고 있다. 비록 의사면허를 활용할 수 없지만, 화상치료의 연구 의사로서, 화상치료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 의사를 가르치는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그는 지난 1월부터 2개월간 타지키스탄 의사 2명의 ‘화상(火傷)치료 연수’ 교육 담당 교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닥터 칼리드는 10여년의 병원 생활 경험과 베스티안병원에서의 화상치료에 대한 실질적인 연수를 진행했다.

닥터 칼리드는 이제 화상치료를 배우고자 하는 글로벌 의료진의 화상에 대한 기초부터, 이론교육까지를 담당할 강사의 역할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직접 강의 교재를 만들고 업데이트 해가면서 베스티안 화상치료 기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특별기여자로서의 국적은 아프가니스탄인데 본인의 여권이 없다는 점이다. 외교부에도 요청했으나, 딱히 답이 없는 상태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도움으로 모잠비크에 보내서 현지 의료진을 현장에서 교육할 좋은 기회를 놓쳤다.

또 한 가지는 해외의사의 국내 면허의 인정에 대한 건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법에 따르면 해외의사들의 ‘연구 목적의 진료 활동’이 가능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구체적으로 절차를 진행하는 시행령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이러한 것이 가능하다면 오송은 말 그대로 연구를 위한 해외의사들이 쉽게 방문하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바는 별로 크지 않다. 닥터 칼리드가 화상치료를 잘하는 의사로서, 글로벌 의사를 잘 가르칠 수 있고 역량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또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기획할 당시의 아이디어가 실현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병원 근처에는 '메드트로닉 이노베이션 센터(Medtronic Innovation Center)'라는 의료 술기 교육센터가 있다. 여기서는 대한외과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대한내비뇨기과학회 등과 협약을 통해서 실질적인 의료인 교육이 수행하는 곳이다.

이런 장점들을 묶어서 오송을 의사들이 연구하고, 의사들이 교육받고, 의사들이 창업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

현실은 쉽지 않지만, 꿈꾸는 것은 자유 아닌가?

우리 마음속에 혁신이 꿈틀대고 있다보면 언젠가 꿈이 이루어질 것이다.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은 오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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