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임재업 기자]"오랜 시간 실패를 거듭하다 잔대 인공재배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잔대를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보은군 장안면 구인1길 7 금원잔대 농원 육동진(54) 대표.

올해로 18년째 장안면 구인리 밭에서 잔대 재배법을 개발, 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육대표는 처음엔 잔대 재배법을 몰라 실패를 거듭했다.

다양한 농법으로 잔대를 심어봤지만 제대로 싹이 돋지 않았다. 죽는 게 태반이었다.

그가 오랜 연구끝에 잔대 싹을 틔우는 비법을 찾아내 본격 잔대 농사를 지은 지 8년째다.

잔대씨를 1㎏당 100만원, 잔대잎을 도매로 1㎏당 1만원선에 팔았다. 현재 그는 연간 7000~8000만원 소득을 올리는 잔대 농사꾼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육대표는 애초 농사를 짓지 않았다. 농부라는 직업을 가진 지는 20년쯤 된다. 청주에서 사업을 하다 거듭되는 실패로 귀향을 결심했다.

고향에서 밭 9900㎡에서 농사를 지어봤지만 고생한 것 만큼 돈이 되지 않았다.

고심하고 있는 육대표에게 어머니가 잔대 농사를 추천했다.

친정 동네에서 잔대를 먹은 환자가 몸이 좋아졌던 기억을 되살려 아들에게 잔대 농사를 권했던 것이다.

20년 산 잔대 10뿌리를 캐서 밭둑에 심었다. 잔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후 솜털같은 씨를 채집해 이듬해 또 뿌렸다. 하지만 싹이 나지 않았다.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보며 10년간 버틴 끝에 저온에 뒀다가 흙과 섞어서 심는 재배법을 찾아냈다.

그는 "잔대는 광발아성으로 햇빛을 봐야 싹이 나는데 덮어놓아서 싹이 나지 않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수가 잘되는 땅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토질만 맞으면 오랜 기간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잔대 재배법을 알게 된 그는 재배면적을 늘렸다. 지금은 윤작처럼 돌아가면서 잔대를 수확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잔대 이외에 종자용 배추, 감자, 옥수수, 고추를 재배 중이다. 임대한 군유림을 활용해 임산물과 참죽순, 옻순 등 산채까지 재배하고 있다.

브랜드는 금원(今元)이다. 육동진이 생산하는 채소, 산채 시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자기 땅과 임차를 포함해 6만6000㎡에서 잔대와 다양한 품목의 농사를 짓고 있다.

육대표는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열풍 건조한 잔대잎을 이용해 건조 잔대순 비빔밥을 특허출원하기도 했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잔대잎을 데쳐서 고온으로 열풍 건조했을 때 '폴리페놀' 함량이 매우 높게 유지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충북도농업기술원과 통상 실시협약을 하고 잔대 나물비빔밥을 홍보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이 비빔밥은 건조한 잔대 잎을 이용하는데도 별도의 불리는 과정 없이 밥을 지을 때 바로 활용할 수 있어 누구든지 간편하게 산채나물밥을 요리할 수 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잔대 분말과 티백 잔대 차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육 대표는 "농사는 정석대로 지어야 하고 꼼수를 부리면 한순간 무너진다"며 "잔대 재배법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농사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보은 임재업 기자 limup00@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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