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수 중원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한정수 중원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동양일보] 유난히도 올해는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다. 벌써 1년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11월이 다가왔다. 그리고 “수능 한파”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번 주는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며 이제 진짜 겨울을 맞이해야 할 때가 왔다.

겨울은 공연계가 풍년인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연예술경영지원센터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연극, 음악, 무용, 뮤지컬 등의 공연예술 전반의 공연 평균 건수는 상반기(1월~6월) 평균 1,080.33 편이고, 하반기(7월~12월) 평균 공연의 건수는 1,657.17 편이다. 특히, 11월은 1.803 편, 12월은 1,907편으로 연중 가장 높은 공연 건수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11월과 12월은 다양한 예술 장르가 관객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한다고 보여진다.

본 연구에 따르면 “최근 지역 공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특화된 축제 공연이나 아동 공연 등이 개최되고 있다고 나오며 해당 공연이 지역의 공연시장에 활성화되는지에 대한 실증 분석이 아직 미미”하다고 제시되었지만, 2023년도 우리 지역의 경우, 이러한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공연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진행되면서 우리 지역의 공연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바로 청주시에서 지원한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청주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올해 사업 1년차를 달리고 있는 공연장지원활성화 사업은 “청주의 원형이자 정체성인 원도심 일대에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해 지역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육성하고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할 목적으로 시행되는 사업”으로, 정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놓고, 더 나아가 청주의 문화의 거리가 청주에 정주하는 청년 예술인과 기존 예술인과의 화합을 도모하며, 관객들에는 원도심 거리만 나와도 쉽게 공연과 전시를 접할 수 있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한 공간에서 같이 상생하는 그런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제는 청주의 원도심만 나가도 각 극장들마다, 갤러리마다 작품을 상연하거나 전시하며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올 11월과 12월 공연 홍수에 대비하여 우리 예술인들은 많은 관객을 맞이할 수 있을 만큼 홍보나 이벤트 측면에서 준비가 되어있는지, 이제는 핸드폰만 켜도 OTT-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한데 이 편리성을 이길 수 있을 것인지, 추워지는 날씨에 관객들이 이 추위를 뚫고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찾을 것인지 등 관객을 맞이하기 위한, 관객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방안들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또한 기존의 구성되어진 일부 매니아 관객층 말고 새로운 관객층을 모색하고 구성해야한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신규 관객들을 개발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예술은 예술을 제공하는 예술가와 예술을 통해 사색할 수 있는 관객들이 함께 공존할 때 예술에 대한 미학적인 측면과 예술적인 측면이 부각되며, 예술을 통한 주제적인 측면이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예술이 하나의 소통 방법이라면 특히나 더 다양하고 많은 관객층을 확보하여 예술가들이 관객들과 문화를 통한 소통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예술을 통한 소통의 근간은 예술가와 관객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때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예술가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감동이 있는 작품을 제작해야하고, 관객들은 핸드폰에서 보는 것처럼 편리하지만은 않고, 다소 추위를 뚫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공연장과 전시장에 방문하여 우리 인생과도 같은, 아니 우리 삶과 밀접한 주변의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관람한다면 추운 겨울을 이겨낼 따뜻한 삶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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