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우리 사회에 결혼 노동 등의 이유로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이래 이제 다문화 청소년은 전혀 낯설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다문화 초중고생은 총 16만8000명으로 전체 학생의 3% 이상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 다문화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일반 청소년에 비춰 매우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전 배재대 보건의료복지학과 박명배 교수 연구팀이 프랑스 소아청소년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11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 100명 중 6명이 최근 1년 이내에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비율로는 무려 6%가 자살을 시도한 셈이니 엄청난 충격이 아닐수 없다.

이중 부모가 모두 이주민인 다문화 학생의 경우 자살 시도 비율이 100명 중 15명이나 됐다. 아빠나 엄마만 이주민인 다문화 학생 그룹에서는 이런 비율이 각각 100명 중 7명, 4명이었다.

일반 청소년의 자살 시도 경험이 100명 중 3명인 점에 비춰볼 때 다문화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위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8년 채명옥 청주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가 발표한 ‘일반 가정과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정신건강’ 등을 조사한 연구 논문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이주 청소년들이 또래보다 우울·자살 생각 경험률, 주중·주말 스마트폰 의존율이 높다는 것이다.

다문화 청소년들이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대체로 미루어 짐작이 간다. 가장 크게는 경제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고, 이주에 대한 스트레스, 소수자라는 위치, 이중 문화의 혼란 등이 겹쳐서 그럴 것이다.

또 외국인 부모와 의사소통의 어려움, 친구와의 갈등도 무시할수 없는 원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명실상부한 다문화, 다인종 국가에 진입중에 있다. 지금처럼 출산율이 떨어져 인구가 줄어들고 그것이 재앙적 상황으로 치달으면 결국 이민정책도 완전 ‘개방형’으로 변해 미국 수준의 다인종 국가가 될수도 있다.

결국 우리는 외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이들이 지역내에서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실질적 참여를 높일수 있도록 다각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 청소년에 대한 교육, 가정불화와 경제문제, 또래 집단 및 사회인식 개선 등에 통합적인 지원을 확대해야 하다.

아울러 이들이 겪는 언어능력 부족, 학업성적 부진, 차별 등의 학교생활 내 어려움을 줄이거나 없앨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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