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미 증평교육도서관장

백경미 증평교육도서관장

[동양일보]얼마 전, 전국 도서관계의 최대 축제인 도서관 대회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펼쳐졌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이 대회는 도서관 일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세미나는 물론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혁신적인 제품과 신기술을 현장에서 선보인다. 도서관계의 최신 동향까지 훑어볼 수 있어 소중한 자리이다. 대회 기간 동안 타 도서관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출판 분야의 전시 부스도 함께 진행돼 도서관 회원들은 활발한 정보교류와 교육을 즐길 수 있다. 전국의 도서관 관계자들이 기대하며 열망하는 중요한 도서관 축제 중 하나로 손꼽는 이유이다.

단연 이목을 집중시킨 발표 사례는 4차 산업 기반의 청소년 프로그램과 창의적인 아이들의 주도적 참여 활동 방안이었다. 인공지능이 주요 이슈가 되는 전반적인 사회 흐름을 반영한 결과이다. 이번 행사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또 하나는 행사장 입구 대형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디지털 퍼포먼스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장면으로 변화하며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다양한 테마 이미지로 구현 방법을 조작할 수도 있었다. 마치 대형 책의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스크린 아래에서는 AI 로봇이 활기찬 동작으로 반갑게 우리 일행을 맞이해 주고 있었다. 이 로봇 친구는 이용자들이 본 책들을 신속하게 운반하거나 아이들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 주며 원하는 책의 위치를 찾아주는 등 다재다능한 일을 손쉽게 수행했다.

실제로 최첨단 IT관련 혁신기술과 도서관의 융합은 우리 도서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책을 빌려볼 수 있는 24시간 비대면 환경의 독서 시스템인 바로 스마트 도서관이다. 시간이 여의찮아 도서관 방문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준비한 지속가능한 서비스이다. 200여 권의 최신도서와 베스트셀러 도서가 마련되어 있어 꾸준한 인기세를 몰아가는 중이다.

우리 도서관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이용자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그간 축적된 자료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도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지고 온 도서를 분석하여 유사한 트렌드의 도서를 추천하거나, 대출 반납 히스토리 이력으로 독서 취향을 파악하고 관심 주제에 따라 맞춤형 도서를 제안하며, 이용자의 개별 정보와 선호 분야를 종합 분석하여 가장 적합한 책을 추천하기도 한다. 가끔 읽고 싶은 도서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을 때 종종 현대 기술과 혁신의 힘을 빌려보는 것도 흥미로울 때가 있다. AI가 마치 개인적인 주치의인 것처럼 풍부한 독서 경험을 제공해주는 새로움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자고 나면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이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청소년의 미래에는 첨단 AI 및 ICT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콘텐츠와 시스템 환경을 자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번 도서관 대회를 통해 인공지능과 문화 그리고 책이 어우러진 미래형 도서관으로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이슈를 고민해 본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있는 도서관에 인공지능이 입혀지면서 디지털 서비스가 융합되는 것은 자연적인 동향일 것이다. 첨단 기술이 접목된 책 읽어주는 로봇 모델을 보며 앞으로 도서관의 미래 모습도 상상해 본다.

우리 도서관에서는 연말 특강으로 청소년들과 학부모를 위한 챗GPT 관련 강좌가 예정되어 있다. 참여하는 모든 분이 인공지능의 세계를 탐험하고 함께 성장하며 배울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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